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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6일 야곱의 우물- 마태 15, 29-37 묵상/ 두번째 약속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06 조회수585 추천수3 반대(0) 신고

두번째 약속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로 옮겨가셨다. 그리고 산에 오르시어 거기에 자리를 잡고 앉으셨다. 그러자 많은 군중이 다리 저는 이들과 눈먼 이들과 다른 불구자들과 말 못하는 이들, 그리고 또 다른 많은 이들을 데리고 예수님께 다가왔다.

 

그들을 그분 발치에 데려다 놓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주셨다. 그리하여 말 못하는 이들이 말을 하고 불구자들이 온전해지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눈먼 이들이 보게 되자 군중이 이를 보고 놀라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길에서 쓰러질지도 모르니 그들을 굶겨서 돌려보내고 싶지 않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이 광야에서 이렇게 많은 군중을 배불리 먹일 만한 빵을 어디서 구하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시자, 그들이 “일곱 개가 있고 물고기도 조금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땅에 앉으라고 분부하셨다. 그리고 빵 일곱 개와 물고기들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군중에게 나누어주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에 가득 찼다.
(마태 15,29-­37)

◆“이 아이를 얼른 큰 병원으로 옮기셔야 합니다. 여기서는 살릴 수 없습니다. 서두르세요.” 여기저기 병원을 전전하면서도 병명을 찾지 못한 채 어느 소아과에서 정신을 잃은 나를 보고 간호사가 친정어머니에게 했던 말이다.

 

다음날 나는 부평 성모병원으로 실려갔고 바로 그날부터 나에게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그렇다. 나도 갈릴래아 호숫가의 많은 사람들처럼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서 그분의 치유를 기다리던 한 사람이었다.

 

나는 병원 침대에 누워서 자신을 많이 원망했다. 내가 아픈 것은 많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구약시대의 사람들처럼 지금 벌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방과후 같은 반 친구들이 자주 문병을 오곤 했는데, 한 친구가 심각하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금재는 죽을지도 몰라. 병원 앞마당에 있는 성모님의 얼굴이 아주 슬픈 표정이셨어.” 나는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지만 다행히 그해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퇴원했다. 무성한 소문을 뒤로한 채 다음해 개학 때는 학교로 다시 돌아갔다.

 

퇴원할 때 의사 선생님은 나에게 두 가지를 당부하셨다. “3년 동안 연시와 곶감을 조심해야 한다. 대장의 일부를 잘라냈기 때문에 소화가 잘 안 될 거야. 그리고 엄마를 업고 다녀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으니 잘 해드려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의사 선생님과 한 두 가지 약속 중에서 첫번째 약속은 잘 지켜서 다시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두번째 약속은 아직도 남아 있는 영원한 숙제다.

 

이렇게 어머니의 땅, 고국을 멀리 떠나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나는 찾으리라. 치유를 받은 이스라엘의 군중처럼 하느님을 찬양하리라.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과 함께 기도 중에 어머니를 만나리라.

신금재(캐나다 캘거리 성 안나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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