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강론] 도랑치고 가재잡고, 마당 쓸고 돈 줍고ㅣ빅상대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06 조회수761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6년 12월 6일 대림 제1주간 수요일

많은 군중이 다리저는 이들과 눈먼 이들과

다른 불구자들과 말못하는 이들,

그리고 또 다른 많은 이들을 데리고 예수님께 다가왔다.

그들을 그분 발치에 데려다 놓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 (마태 15,29-37)


 Great crowds came to him,
having with them the lame, the blind, the deformed, the mute,
and many others.
They placed them at his feet, and he cured them.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예수님께서는 많은 병자를 고쳐 주시며 치유받은 당사자들은 물론이요 이를 지켜본 사람들이 하느님을 찬양하게 하신다. 예수님의 이러한 치유 행위는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하느님 현존의 표시이며, 주님 구원의 날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 주는 현실적인 표징이다


 ☆☆☆


우리는 수많은 것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적절한 시간을 기다리고 기회의 때를 기다리며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는 등, 우리의 삶은 수많은 기다림의 연속 속에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기다림 속에서 꾸준한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는 경우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무엇을 어느 정도 기다리다 보면 지치게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기다림은 아름답고 슬프다. 그렇지만 사랑을 가진 기다림은 지치지 않는다.”는 서양의 격언처럼,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에게 유일한 힘의 원천은, 바로 그 기다림에 대한 희망과 그 기다리는 대상에 대한 사랑일 것입니다.
희망이 없다면 그 어떤 것도 기다릴 힘을 얻지 못할 것이며, 그 대상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기다리고 싶은 마음도 갖지 못할 것입니다. 기다림이란 그 사람이 어떤 희망을 가지고 있으며 또 어떤 대상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알려 주는 마음의 척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랑치고 가재잡고, 마당 쓸고 돈 줍고


  오늘 복음은 서로 다른, 그러나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하나는 예수께서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신 치유이적사화를 집약하여 상황설명으로 보도하는 내용(30-31절)이며, 다른 하나는 7개의 빵과 물고기 몇 마리로 사흘 동안 굶은 사천 명의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기적사화를 사건으로 보도하는 내용(32-37절)이다. 이 두 가지 내용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이유는 사천 명의 군중 속에 방금 치유 받은 곰배팔이, 절름발이, 소경, 벙어리, 병자들이 대다수 들어있기 때문이다. 병도 고치고 음식도 배불리 먹고,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잡고, 마당 쓸고 돈 줍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행복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우리는 또 다른 빵의 기적을 알고 있다. 그것은 4복음서 모두가 보도하는 바, 예수께서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오천 명을 먹인 소위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다.(마태 14,13-21; 마르 6,30-44; 루가 9,10-17; 요한 6,1-14) 그런데 마태오와 마르코는 오병이어의 기적에 이어 사천 명을 먹인 빵의 기적을 따로 전하고 있다.(마태 15,32-37; 마르 8,1-10) 제일 먼저 씌어진 마르코복음을 고려한다면 빵의 기적은 두 번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빵의 기적이 있었던 시점을 살펴보면 이해가 빨라진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상경하시 전까지의 갈릴래아 활동기는 사실상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는 활동장소를 따른 구분이다. ① 처음에는 갈릴래아 호수 주변에서 활동하셨다. 이 활동의 마무리 시점에서 많은 병자들을 한꺼번에 고쳐주시고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셨다. ② 그 다음에 예수께서는 갈릴래아 북쪽 시리아 페니키아 지방의 띠로와 시돈(마태 15,21; 마르 7,24)에서 활동하셨다. ③ 오늘 복음이 첫 구절이 말하듯이 예수께서는 띠로와 시돈에서 다시 갈릴래아로 돌아오셨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시고 빵의 기적으로 사천 명을 배불려 주신 것이다. 갈릴래아에서 활동을 속계하신 예수께서는 필립보의 가이사리아(갈릴래아 북쪽 40Km)에서 베드로의 메시아고백을 받으시고, 근처 산에서 거룩하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셨으며, 두 번이나 수난과 죽음을 예고 하셨다. 그 후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향하신다.(마태 19,1) 빵의 기적이 또 한번 있다면, 그것은 바로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 당신 스스로를 빵으로 내어주시는 기적이다.(마태 26,26)


  곰배팔이, 절름발이, 소경, 벙어리, 그리고 병자들이 치유되어 신체의 자유를 되찾고, 자유를 되찾은 그들이 빵의 기적으로 배불리 먹는 사건은 오늘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외치듯이 ‘메시아 출현의 기본 패턴’이다. 그 날이 오면 산 위에서 만군의 주님이 모든 민족에게 잔치를 베풀어 주실 것이다. 살지고 연한 고기에 맑은 술을 곁들인 잔치를 베풀어 주신다는 것이다. 만군의 주님은 사람들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주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벗겨 주실 것이며, 죽음까지도 영원히 없애버릴 분이시라는 것이다. 이렇게 오늘 독서에서 이사야가 예고하는 만군의 주님은 마태오복음이 선포하는 예수님이시다. 그분은 갖은 육체적 고통으로 신음하는 병자들을 모두 고쳐주시고, 그들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시며, 사흘이나 굶은 그들이 집으로 가는 중에 길바닥에서 행여 쓰러질세라 손수 걷어 먹이시는 인자하신 주님이시오 구세주이시다.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오시기까지 우리는 “여기 빵 일곱 개와 물고기 몇 마리 뿐”인 그런 존재인 것이다. 이것으로 사천 명이 배불리 먹고도 일곱 바구니가 남게 될 그런 일을 꿈에서조차 생각지 못하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영혼의 상처를 치유해 주시고 쓰러져 가는 영혼을 세워주실  “♬ 구세주 빨리 오사 ♪” 하며 목청을 돋우지 않는가 (R)

-박상대신부-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