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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순종의 여인 ----- 2006.12.8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08 조회수608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6.12.8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창세3,9-15.20 에페1,3-6.11-12 루카1,26-38

                                                            

 

 

 

 

 

 

순종의 여인

 

 



요즘 수도원 경내 산책 중,

야콘 수확이 끝난 검고 기름진, 이리저리 파헤쳐진 넓은 밭을 볼 때마다

한없는 평화와 고요를 느낍니다.

 

저렇게 흙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갖게 됩니다.

수개월 동안 가슴에 고이 품어 키워낸 야콘 열매 자식들을 다 떠나보내고,

또 다시 열매들을 키워낼 날을 묵묵히 기다리는 흙에서

새삼 겸손과 순종의 의미를 배웁니다.


말없이 모두를 받아들여 생명을 키워내는 흙,

그래서 겸손(humilitas)과 인간(homo)의 어원이

흙(humus)에서 기원하는 가 봅니다.

 

흙같이 겸손해야 인간이라는 것이지요.

바로 이런 정의에 딱 들어맞는 분이

오늘 경축하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십니다.

성모 마리아님, 말 그대로 순종의 여인이셨습니다.

진정한 순종은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사람의 자발적 표현입니다.

 

겸손의 핵심은 순종이며 순종의 길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갑니다.

이런 순종에서 아담과 하와는 실패했습니다.


“너 어디 있느냐?”


제 자리를 묻는 이런 화두와 같은 말씀,

늘 마음 안에 지녀야 할 물음입니다.

 

불순종으로 죄를 지은 아담은

즉시 순종의 마음으로 나서지 못하고

하느님 두려운 마음에 숨어서 대답합니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먹었습니다.”


하느님과 아내 하와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한 몸의 아내도 여자라 부르며 거리를 둡니다.

 

이미 하느님은 물론 하와와의 깨어진 관계를 보여 줍니다.


“뱀이 저를 꾀어서 제가 따 먹었습니다.”


하와 역시 책임을 뱀에게 전가합니다.

이런 부끄러운 불순종과 비겁함의 죄를 일거에 씻어버리고

인간 명예를 회복한 성모님의 순종이었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주님의 가브리엘 천사의 기대에 어긋남 없이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성모님의 자발적 순종의 응답으로

하느님의 구세사도 완성의 발판이 마련되었습니다.

 

성모님의 순종 덕분에 매 미사 때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 내려주시고,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어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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