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무염시태
작성자유상훈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08 조회수653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곳은

사내들의 어설푼 땀냄새가 배인 곳도 아니요

여정의 지루함을 털어내던 수다의 장도 아니요

구둘장의 후끈거림이 온몸을 매만져 주는 곤함의 안식처도 아니었다.

 

 

단지

밤안개의 서슬퍼런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이요

새벽이슬의 냉대를 외면할 수 있는 곳이요

정처없는 몸을 어렵사이 가눌 수 있는 모퉁이 초라한  볕집더미 뿐이었다.

 

 

실로

어설픈 교주들의 탄생 신비를 목숨처럼 매달고 사는

까막눈들의 거만함을 감히 비웃기도 하듯

오직 배부름의 욕구만 존재하는 것들 마져도 외면한 

오물에 뒤엉킨 가라지들로만 애써 동여맨

찬란하다 못해 서러운 구유를 밑천 삼아야 했던 출생의 비밀

혀끝을 연신 차던 카인의 족속들에게는 일상의 애달픔 뿐이었다.

 

 

이윽고

태초에도 끝날에도 있을 수 없었던 단 한번의 거룩함을 위한 

불후의 산고가 매마른 광야에 울려 퍼질때쯤

가장 낮은 곳에만 임해야는 숙명의 발자국이 온 대지를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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