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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일 복음묵상]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ㅣ옮겨온 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0 조회수625 추천수6 반대(0) 신고

 

         12월10일 대림 제2주일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루카3,106)    


   티베리우스 황제의 치세 제십오년, 본시오 빌라도가 유다 총독으로, 헤로데가 갈릴래아의 영주로, 그의 동생 필리포스가 이투래아와 트라코니티스 지방의 영주로, 리사니아스가 아빌레네의 영주로 있을 때, 또 한나스와 카야파가 대사제로 있을 때, 하느님의 말씀이 광야에 있는 즈카르야의 아들 요한에게 내렸다. 그리하여 요한은 요르단 부근의 모든 지방을 다니며,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 이는 이사야 예언자가 선포한 말씀의 책에 기록된 그대로이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며칠 전 나는 허리가 아파서 무척 고생을 하였습니다. 컴퓨터 작업 할 일이 많아서 노트북을 낮은 책상에 놓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며칠동안 일을 하였더니 허리가 그대로 굳어버렸는지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심하게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책을 몇 박스를 싸가지고 들고 다니며 짐을 옮겼는데 그것이 허리에 아주 큰 무리를 주었는지 허리를 펴지 못하고 구부리고 다닐 정도가 되었고 급기야 통증이 심해서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물리치료도 받고 약도 먹었더니 조금 유연해 져서 지금은 구부정하게 걸으면서 아주 조심하고

잠잘 때에는 찜질팩을 하고 치료용 파스를 있는 대로 붙여대고 있습니다.


   세상에 살다가 죽음에 임박했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럴 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루카 21, 28)> 허리가 아파보니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라는 말씀이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경영학에서 '등산경영학'(登山經營學)이라는 것이 있는데 기업에서 최고경영자는 등산을 하는 것과 같이 기업을 운영하고, 기업을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신념으로 경영하라는 철학입니다. 등산을 할 때는 정상을 오르고자 하는 높은 이상을 가져야 하지만 허리를 굽히고 시선은 아래로 내리어 밑을 보며 겸손하게 한 걸음씩 등산하듯 경영하라는 말입니다.


  주님께서도 언제나 우리가 이상은 아주 높고 고결하게 간직하되 세상을 사는 데는 겸허하게 자신을 비우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겸손하게 살라고 항상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유독 하늘나라가 다가 올 때는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주님을 맞이하라고 하십니다. 굽어진 허리를 펴고, 굽어진 목을 펴고 위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의 입을 빌려서 이사야 예언자가 예언한 대로 주님을 떳떳하게 맞이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 주님을 당당하게 맞이하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1. 주님의 길을 마련하라.

 

  우리는 세례를 받고 주님을 믿는다고 고백하지만 아직도 주님의 길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길을 마련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 첫째가 선교 사명입니다. 하느님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길이 되어야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뒤를 따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오솔길을 내어 내가 먼저 첫발부터 떼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나는 세례를 받은 지 벌써 50년이 가까운데도 아직도 길을 만들지 못하고 주님께서 가시나무를 제켜 놓으시고, 돌을 치우시고, 도랑을 치시며 길을 내 주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 길을 곧게 내어라.

 

  진리의 길은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지름길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지름길은 장애가 많이 있어서 골짜기도 지나고 등성이도 넘어야 합니다. 그래야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분이 오시는 길입니다. 나는 돌고 돌아서 멀게 만들어서 언제나 주변만 맴도는 방랑자로 세상을 살은 것 같습니다. 지름길을 버려두고 풍광이 좋은 세상의 많은 유혹에 빠져 언제나 엉뚱한 길로 주님을 회피하면서 오시려는 주님도 피해 다닌 것만 같습니다.

 

   3. 골짜기는 모두 메워져야 한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고 습한 골짜기는 메워져야 합니다. 등산할 때 골짜기로 내려가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쉬면서 안일한 자세로는 절대로 주님을 맞이할 수 없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상상도 할 수 없으니 여유 있게 보낼 시간이 없습니다. 매일 해야 할 일을 계획하고도 저녁이면 다 하지도 못한 채 지나칩니다. 그러니 골짜기에서 헤맬 수 밖에 없는 합니다. 그렇다고 골짜기에 내 이웃을 묻고 메울 수는 없는 일이니 묻히어 이웃을 꺼내고 찾아야합니다. 하지만 수수방관(袖手傍觀)하면서 편히 쉬려고 게으름을 피우면서는 골짜기에 빠진 이웃을 돌볼 새도 없습니다.

 

   4.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야 한다.

 

  교만과 오만과 방종은 우리를 점점 주님과 멀어지게 만듭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은 우리의 마음을 채찍질하게 하는데 우공은 태산을 70이 되어서 시작했으니 우리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산과 언덕은 등산할 때 좋은 목표이며 정복하는 재미가 있지만 주님을 맞아들이는 데에는 큰 장애가 될 뿐입니다. 오직 겸손하고 공손하며 주님의 뜻에 따라서 참된 크리스천으로 사는 것이 산과 언덕을 낮추는 방법입니다. 아무도 모르게 힘겹게 살아도 하느님께서 모두 알고 계시며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밟고 산을 오를 것이 아니라 내 자존심을 죽이고 아주 낮게 숙여야 산과 언덕은 더욱 낮아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5. 굽은 길은 곧아져야 한다.

 

   허리가 굽은 것처럼 잠시 구부러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삶은 더욱 곧아져야 하기에 지나온 굽은 길을 초연하게 보게되는데 하나도 곧은길로 걸은 적이 없는 것만 같습니다.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부정부패와 야합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어렵게 한 삶 같습니다. 어떻게 주님 앞에서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 수가 있을까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6. 거친 길은 평탄하게 하여야 한다.

 

   거친 길은 잔자갈이 아니라 큰 돌이 많이 박혀 있는 길입니다. 수레바퀴 자국으로 길이 파괴되었고, 잡초가 무성하여 길이 보이지 않고, 나무뿌리가 엉클어져 여기 저기 걸림돌이 많은 길입니다. 큰 돌을 빼내고, 파괴된 길을 보수하고, 잡초나 나무뿌리를 모두 제거해 내어 아주 평탄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그냥 돌을 피해 다니고, 잡초를 무성하게 키우면서 산 것만 같습니다.

 

  당신을 맞이하기 위해서 저희가 길은 잘 만들기를 바라시는 주님, 당신을 영접하기 위해서 이 작은 오솔길이라도 성실히 다듬고자 합니다. 저희 힘만으로는 부족하기에 지혜와 용기를 주시고, 당신의 자비로 회개하고 새로운 세례로 당신의 효성스런 자녀로 살도록 이끌어 주소서. 저희의 교만한 모든 마음을 정화해 주시고, 정성을 다하여 당신을 맞이할 길을 닦게 하시어 견고하고 바르며 곧고 평탄한 길 위에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마중하게 하소서. 용서와 구원의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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