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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19일 야곱의 우물- 루카 1, 5-25 묵상/ 준비하시는 하느님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9 조회수680 추천수4 반대(0) 신고

준비하시는 하느님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즈카르야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으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 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았는데, 그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었다. 그가 분향하는 동안에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다.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말하자, 천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한편 즈카르야를 기다리던 백성은 그가 성소 안에서 너무 지체하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그런데 그가 밖으로 나와서 말도 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그가 성소 안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 줄곧 벙어리로 지냈다. 그러다가 봉직 기간이 차자 집으로 돌아갔다.

 

그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 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주셨구나.”
(루카 1,5-­25)

◆하느님께서는 그분 앞에서 의롭게 살아온 즈카르야와 엘리사벳 부부에게 뜻하지 않은 성령의 은총을 주십니다. 평생을 기다려 온 아기를 갖게 된 것입니다. 그것도 엘리사벳이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였을 뿐 아니라 이제는 나이가 많아 출산은 꿈도 꾸지 못할 때 말입니다.

 

이 노부부에게뿐 아니라 많은 이에게 기쁨이 될 아기는 사람들을 주님께 돌아오게 하고,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사명을 띠고 태어날 아기였습니다.

 

주님이 오실 길을 닦게 될 아기의 부모로 선택된 이 부부는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마치 요셉처럼 말입니다.

 

‘의로운 사람·흠 없는 사람·믿음의 사람’인 즈카르야도 상식을 뛰어넘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제가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지만 천사의 답은 단호합니다.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어쩌면 우리의 삶은 ‘때’를 기다리는 삶인지도 모릅니다. 믿음 안에서 기다려야 하는 그‘때’를 말입니다. 그것도 우리가 원하는 때가 아닌 ‘하느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이지요. “하느님, 왜 나에게 이런 일이?” 하며 원망스러울 때조차도 희망을 잃지 않고 그분의 때를 기다리는 것이 또한 우리의 신앙입니다.

오영숙 수녀(사랑의 씨튼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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