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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 성탄 대축일] 사랑하면 알고, 알면 보이나니(이기양 신부님)
작성자전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24 조회수609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루카 2,11).

 마침내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구원자가 베들레헴에 태어나셨습니다. 베들레헴은 다윗의 고향이며 미카 예언자가 기록했고(미카 5,1),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이 알고 있었듯이 메시아가 태어나실 땅이었습니다.

 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대를 이은 왕들은 백성들의 기대를 저버렸고 그중 뛰어났던 솔로몬왕도 항구하게 하느님 뜻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아들 대에 이르러 나라는 두 동강이 나고 말았습니다. 오래지 않아 북 왕국과 남 왕국이 차례로 멸망하고 백성들은 바빌론에 노예로 끌려가는 수모를 당하지요.

 백성들은 노예살이에서 그들을 구해줄 제2의 모세를 그리며 탈출을 희망합니다. 그 후 여러 예언자들이 메시아 시대를 예고했고, 구체적으로 메시아는 처녀의 몸을 빌어온다(이사 7,14)는 예언도 들려왔습니다. 그렇게 수백년을 기다렸지만 그분은 오시지 않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분이 오셨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기다려왔던 메시아를 알아 본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언제 오실지 어디서 태어날지를 몰라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마태오 복음과 루카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 탄생사화를 종합해 보면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이 소문만 들었을 뿐 만나지 못한 사람들과 구별되어 나옵니다.

 아기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들판에서 밤새워 양을 치던 목자들, 별의 인도로 동방에서 예물을 준비해 찾아온 박사들, 죽기 전에 그리스도를 보리라는 성령의 예언을 받은 시메온(루카 2,26), 밤낮으로 단식하고 기도하며 하느님을 섬겼던 한나라는 예언자뿐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아기 예수님 탄생을 알았음에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아기 예수님을 기다렸으며 언제 어디에서 태어나실 지도 잘 알고 있었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 그리고 태어나신 아기를 죽이려고 했던 헤로데 임금과 그 병사들입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구원자가 가까이 계셨지만 그들은 결코 구원자를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관심과 기대가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관심이 없으면 바로 옆에 있어도 알아보지 못하고, 관심이 있으면 멀리 있어도 잘 보이는 법입니다.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요 마음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의 눈입니다.

 놀라운 것은 예수님 시대의 이러한 어리석음이 그대로 우리 시대에도 답습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기 예수님이 태어나신 이 밤을 흥청망청 먹고 마시며 아무 생각 없이 들뜬 분위기에서 보내고 만다면 우리는 나에게 오신 예수님을 결코 만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오신 예수님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요?

 어리석은 왕이 사냥을 나갔다가 울퉁불퉁한 자갈길에서 잘못하여 넘어져 발에 상처가 났습니다. 화가 난 임금은 발을 보호하려고 온 나라 길이란 길에는 모두 소가죽을 깔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 때 현명한 신하 하나가 황급히 달려와 말했습니다.

 "폐하! 발을 보호하려면 작은 가죽 두 장이면 충분하옵니다. 폐하의 발에 가죽을 붙이면 온 나라가 다 가죽 아래 있사옵니다."

 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발에 가죽을 붙였습니다.

 세상의 부패를 탓할 필요가 없습니다.

 욕망을 따르는 삶에서 길을 틀어 하느님의 길을 따르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나만을 생각했던 이기심에서 벗어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면 됩니다.

 예수님은 가난하고 약한 자, 병든 자, 헐벗고 굶주린 이들과 감옥에 갇힌 자들과 함께 계셨고, 그들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 25장).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하고, 눈이 맑아져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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