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그레치오의 성탄 -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27 조회수814 추천수10 반대(0) 신고
 
 
 
"프란치스꼬의 여행과 꿈"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

누군가를 보살펴주고 싶다고 하는 소원이
마음을 꽉 사로잡고 떠나지 않았던 것이 그와 같은 방법으로
성탄을 축하할 생각을 하게 된 원인이다.

새로운 방법으로
주의 성탄을 축하하자!

제단 앞에는
살아 있는 소와 당나귀를 끌고 오자.

성탄의 미사성제를 위한 빵과 포도주를 준비하고
동물들도 함께 다시 한 번 주의 성탄을 축하할 수 있도록 하자.

성탄 때에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억되는 것은
어린 그리스도이다.

프란치스꼬는
하느님이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셔서
사람들에게 그 시중을 맡겼다는 것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탄이야말로 최대의 축제이다.

그날에 주께서는 우리들 한사람 한사람의
뼈의 뼈, 살의 살이 되어주셨기 때문이다.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나타나신 주님께
우리들은 두려움없이 가까이 다가갈 수가 있다.

아기를 얼려서 웃는 것을 보기 위해
어떠한 바보스러운 것도 예사롭게 할 수가 있다.

어린아기는
우리들을 다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기 때문에
어떤 겉치레도 자랑도 필요없다.

얼리고 달래는 일거일동에
소리를 지르며 기뻐해주실 것이다.

보살펴주고 기쁘게 해주려고 애쓰며
사랑할 수 있는 대상 
아무 힘이 없는 갓난아기의 모습을 한 하느님이시다.

한 조각 빵 속에
몸을 감춘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은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낸 피조물에게
뭐라고 할 수 없는 깊은 신뢰를 더해주셨다.


성탄에 있어서도,
미사성제에 있어서도
우리들이 어른이 될 것을 요청하고 계신다.

하느님께서 자신을
우리들에게 맡기려는 때문이다.

만약 우리들이 이것을 눈치채기만 한다면
우리들은 자신 밖으로 성장해 갈 수가 있는 것이고
그때 우리들에게는
하느님의 시중을 들 책임이 맡겨진다.

땅을 파고 피조물을 지배할 뿐만 아니라
그때야말로
하느님의 시중을 들 임무가 사람들의 손에 맡겨진 것이다.

크렛치오에서의 미사 때,
프란치스꼬의 강한 사랑의 대답이 나타났다.

예수님은
베들레헴에 갓 태어난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차가운 바위 위에서 사랑스럽게 웃고 계셨다.

프란치스꼬는
부드럽게 아기를 안아올려 가슴에 껴안았다.

아기의 몸은 따스하고 보드라왔다.

프란치스꼬의 정결은 지금,
가슴에 안고 있는
아기로 하여 더욱 풍요한 것으로 변했다.

그 아기는 하느님 바로 자신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고
누군가를 보살피고 싶다고 소원하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은 우리와 역할을 바꾸어서
그 사람의 손에 자기 자신을 맡기시는 것이다.

미사에 모여든 크렛치오 농부들은
하느님의 아버지가 된 프란치스꼬를 보았다.

아기는 또 그들의 아기이기도 했다.

형제들의 은둔처에서
골짜기 하나를 지나야 하는 마을로부터 모여든 농부들은
한밤중이 되어 돌아가게 될 것에 대비하여
모두 손에는 횃불을 들고 왔었다.

그러나
제단 위에서 살아 계신 아기 모습의 하느님을 본 그들의 마음은
활활 타올라
돌아가는 밤길에서 횃불이 필요없을 정도였다.

이 농부들도
프란치스꼬의 기쁨의 씨앗이었다.

크렛치오 마을의 소박한 농부들
- 그들은 모두 어린아이처럼 순수했다.

하느님은 이때에도
'작은 자'에게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신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
그것은 크렛치오의 성탄에서 채워졌다.

프란치스꼬는
온 세계의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했다.

그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하느님이 몸을 맡기심으로써 말씀을 내리고 계시는 것을
제발 모든 이가 이해해 주기를….

하느님은
죄를 빼고는 모든 면에서
우리들과 똑같은 모습이 되셨다.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라도
자기를 만지거나 안아올리거나 하는 것을 용서해주신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접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크렛치오와
그리고 사람이 되신 이 하느님….

프란치스꼬는
새로운 마음으로 크렛치오를 떠났다.

형제들은
이 새로운 축하방식을 받아들여주겠지.

그리고 이 이야기는
크렛치오 사람들의 입으로부터 가까운 마을로 전해져서
마침내
이탈리아 전토에, 어쩌면 전세계로 퍼져 가겠지.

그리고 언젠가는
모든 사람들이 성탄 구유를 들여다보았을 때
자기에게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보살펴 드릴 수 있는 존엄하신 분이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될 날이 오겠지.

그때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서 새롭게 배우게 될 것이다.


- 머레이 버도 신부 -
 

 

Chopin - Nocturne No.2 in E flat major Op.9-2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