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 집 사랑 이야기] 푼수쟁이 우리 가족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27 조회수739 추천수5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엄마, 엄마. 도대체 어딜 가셨기에 전화를 안 받아요?
아델라가 지금 막 아기를 낳았어요. 하하하하...."

 

하루 종일 옆구리에 전화기를 끼고 다니다가  하필이면 잠시 휴대전화를 놓고 자리를 뜬 사이에 메시지가 왔습니다.

 

멀리 떨어져 사는 큰아들 야고보는 평상시와는 달리 말이 많아졌고, 나도 덩달아 푼수가 되어갑니다.

 

남편 바오로가 하느님 곁에서 안식을 누리고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지내고 있지만 남편의 죽음을 기쁨으로 승화하기엔 뭔가 모자람이 보이는 우리 가족에게 사랑의 하느님께서 은총을 베푸시어 거룩한 새 생명을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아이 아빠가 되었으니 듬직해야 할 야고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나에게 전화를 해서 아기의 울음소리도 들려주고, 아기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전해주며 계속 너털웃음을 터뜨립니다.

 

그러나 한걸음에 달려가 보지 못하는 나는 아쉬움만 남습니다.
아이를 낳았다는 메시지를 남겨놓고 난 후 아들은 수화기를 통해 나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엄마, 이 다음 언제까지라도 엄마를 잘 모실 테니까 절대로 따로 사신다거나 양로원으로 갈거라고 하면 안 돼요."

 

옛 어른들의 말씀처럼 자식을 낳아 봐야 부모의 심정을 안다더니 늘 철부지 같던 야고보도 아이 아빠가 되더니 엄마 생각을 많이 하게 된 모양입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바오로)를 쏙 빼닮았다며 아기한테 할아버지의 세례명을 그대로 물려주고 싶다는 야고보와 아델라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는 두 아이를 낳을 때까지 하느님을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그러기에 더욱더 아들 내외와 손자 작은 바오로가 올바른 신앙인으로서 성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힘껏 잘 돌보아 주렵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우리가족에게 맡겨진 작은 바오로를 떳떳하게 하느님 앞에 내세울 수 있도록 말이지요.

 

작은 바오로가 태어나던 날, 뒷마당에 나가 먼저 하늘나라로 간 남편 바오로가 살아 있다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때마침 겨울 문턱에 들어섰기에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더 많은 묵상을 했습니다.

 

아! 하느님께서는 참으로 묘하신 분이십니다.

나무가 자라 열매를 맺은 뒤 낙엽이 지고 봄이 되면 어김없이 새싹이 돋는 것처럼 우리한테도 이렇게 기쁨을 주시는데 나는 죽음이 슬프다고만 생각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작은 바오로가 우리 가족에게 맡겨지면서 적어도 더 이상 남편의 죽음을 슬픔으로 여기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언젠가 하느님 곁으로 돌아가게 될 때도 두려움이 그다지 크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마음속에 기쁨이 일었습니다.

 

작은 바오로가 태어난 지 모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야고보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들 중 우리 아기가 제일 예뻤다고 하니, 아고보가 단단히 푼수쟁이가 되어버린 모양입니다.

 

나 또한 아들과 짝짜꿀이 되어 맛장구를 쳐주고 있으니 하느님께서도 우리의 사랑에 찬 푼수짓을 보시고 좋아하며 기뻐하실 테지요.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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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우물 1월호 물동이 코너에 실렸던 글을 여기에 옮겨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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