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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8일 야곱의 우물- 마태 2, 13-18 묵상/ 하느님 탓인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28 조회수566 추천수4 반대(0) 신고

하느님 탓인가?

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버리려고 한다.”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크게 화를 내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보내어, 박사들에게서 정확히 알아낸 시간을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

 

그리하여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라마에서 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소리.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
(마태 2,13-­18)

◆이 세상에는 억울하게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무런 죄도 없이 누명을 쓰고 감옥생활을 하는 사람들, 감옥살이는 아니더라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금전적으로 억울하게 피해를 당하고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의 어떤 사람들은 그 억울함의 탓을 하느님께 돌린다. 하느님께서 그런 고통을 허락하셨다고 원망하기도 하고, 하느님께서 그 고통을 주신 것으로 간주하여 하느님을 미워하고 저주하기도 한다.

 

오늘 복음 말씀에도 참으로 억울한 이야기가 나온다. 헤로데가 아기 예수를 죽이기 위해 베들레헴과 그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인 것이다. “라마에서 들려오는 소리, 울부짖고 애통하는 소리, 자식 잃고 우는 라헬, 위로마저 마다는구나!”(마태 2,18; 예레 31,15) 예수님이 없었더라면 무죄한 아기들이 죽지 않았을 텐데 예수님 때문에 죽었으니 그 책임은 전적으로 예수님에게 있는 것 같다.

 

강에서 물놀이 중에 익사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물이 없었더라면 사고가 없었을 텐데, 물이 있어 사고가 났으니 물을 만드신 하느님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과 같다. 이처럼 억울한 사람들의 고통은 하느님의 탓인 것 같다. 그러나 인간 고통은 자신의 잘못이 전혀 없는 고통이라도 그 원인이 악마나 다른 사람이나 자연 현상에 있는 것이지 하느님에게 있지 않다.

 

하느님은 욥이나 특별한 성인에게 특별한 목적으로 고통을 주시는 것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시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이 당하는 고통은 그 고통이 아무리 크고 억울하다 하더라도 하느님께 탓을 돌려서는 안 된다.

박용식 신부(원주교구 횡성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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