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시) 일상의 신비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30 조회수698 추천수5 반대(0) 신고

 

“한나라는 예언자도 있었는데,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루카 2,36-40)



  성경을 읽다 보면 상징적인 숫자가 자주 나옵니다. 그중에는 금세 알아 볼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잘 새겨 보아야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대인들은 사고방식이 숫자로서 우주의 비밀을 해석해보려 했고, 그 의미를 암호처럼 서로 전달하려 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요한 묵시록 13,18절에서 나오는 666의 경우입니다.

  요한복음 21,11절에서 예수님의 명령대로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지자 153마리의 큰 물고기를 잡았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 숫자 153에는 1에서 17까지의 합이라는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17이 완전수 10과 7의 합이라는 것까지 생각해 내야 그 암호가 풀립니다. 즉 첫 하나로부터 두 완전수의 합이 될 때까지 모두 잡아들였다는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어떤 학자는 153의 수를 '정사각형', '정삼각형', '원의 수'를 모두 합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우주에 있는 세 상징도형의 합이라는 설명입니다.(100+28+25, 또는 100+3+50)


  루카복음의 경우에는 여덟이라는 수를 영원의 수로 여겼습니다. 여덟째 날에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주간 첫날이 바로 여덟 번째 날이 됩니다. 주님께서 영원으로 부활하신 것입니다.  또 아이 탄생 후 여덟째 날에 할례를 베풀었습니다.

 

  한나라는 과부가 여든네 살이었다는 표현을 굳이 쓴 이유도 숨은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냥 썼다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라는 짐작하고 제 나름대로 상상을 해봅니다.

  유대 여인들이 약혼하고 결혼하는 연령이 13세 6개월에서 14세 쯤 됩니다. 그리고 한나가 7년간 결혼생활 후에 과부가 되었다고 하니 20세쯤에 과부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84세가 될 때까지 64년간 성전에 들락날락했다는  말이 됩니다. 64년은 영원수 8의 두 곱이 되는 것을 상징 합니다. 즉 구원자 예수를 만난 것이 64년이 지나고 새로 세 번째 맞이하는 영원수의 곱이 시작하는 해이었다는 뜻이 숨어 있습니다.

  한나는 7년이라는 완전수만큼 결혼생활을 했으니 남편을 그리워했을 것이며, 재혼하라는 유혹을 이기고 성전에서 머물었습니다. 하느님의 예언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밤낮으로 기도하고 단식하며 오직 하느님만을 섬겼습니다. 그리고 64년 간을 하루같이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아기예수를 보게 되었고 그 소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루카저자의 의도는 예수님의 탄생이 바로 영원하고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의 부모는 주님의 법에 따라서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모든 일을 다 마치고 갈릴래아의 나자렛이라는 시골동네로 돌아가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립니다. 모든 일에는 알맞은 때가 있습니다. 나자렛은 그 때를 겸손하게 기다리며 숨어 지내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동안 손에 옹이가 박혀가며 수고하고 기다리셨습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 가꾸어 나가는 삶의 비밀을 놓친다면 아무리 영웅적인 행위라도 그 찬란한 빛을 발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기 예수는 몸(sarks)과 정신(psyche)과 영(pneuma)에서 모두 온전히 자라났습니다. 몸은 튼튼해졌고, 정신은 지혜가 충만했으며, 영은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습니다. 루카저자는 히브리인들이 생각하던 인간의 세 가지 구성조건을 들어 어린 예수가 완벽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습니다. 육신의 건강과 정신의 충만, 못지않게 영적인 성숙이 얼마나 필요한지 강조하는 것입니다.


<일상의 신비>


삶은 하루하루 일상의 연속

무언가 특별한 이적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계속 되는 낙숫물에 세월이 쌓여

한순간  작은 물방울이 주춧돌을 한 번에 뚫을 뿐


단단한 바위가 쪼개지는 것도 백 번 천 번 내리침

마지막 망치질이 모두 다 이룬 것 같지만

석공의 땀방울 잊지 못하고

정 끝이 무뎌진 아픔을 어찌 감추랴

 

일상의 단조로움이 순례의 길

하느님의 계획이 지루하고 보잘것없어

쉬라는 말마디에도 제 울화 가라앉지 못하고

수많은 어리석은 영웅들 날뛰다 제풀에 지쳤다


행복과 기쁨을 구하러 부지런히 움직여도

너의 자유는 언제나

기다림과 인내와 실패에 함께 울어야 하듯

희망과 간구와 받아들임을 새겨야 한다


하느님의 한 호흡에 숨을 맞추려

세수하고 마당 쓸기에 또 육십사 년 기도 단식

그래도 성탄이 네 공이 아니니 또 네 일도 아니다

‘아무 일 않고 일하는 공력’을 그저 기쁘게 맞으라.


 


Songs from a Secret Garden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