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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31 조회수692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6년 12월 31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Why were you looking for me?
Did you not know that I must be in my Father’s house?’
(Lk. 2.49)

제1독서 집회서 3,2-6.12-14

제2독서 콜로새서 3,12-21

복음 루카 2,41-52

 

우리 성당에는 커피 자판기가 하나 있습니다. 그 커피 자판기에는 여러 종류의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여러 개의 스위치가 달려 있지요. 밀크커피, 블랙커피, 프림커피, 설탕커피. 자신 취양에 맞는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이렇게 여러 개의 스위치가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이 중에서 프림커피를 주로 마십니다.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블랙커피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자판기의 커피는 너무 진해서 달지 않으면서 순한 프림커피를 즐겨 마시고 있지요.

그런데 며칠 전이었습니다. 어떤 형제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버튼을 누르다가 그만 설탕커피를 누르고 말았습니다. 제가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설탕 들은 커피 역시 좋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제가 직접 누른 것이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싫어도 그냥 마실 수밖에 없었지요. 스스로 잘못 누른 것이니까,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냥 먹든지, 아니면 다시 돈을 넣고 제대로 스위치를 누르던지…….

커피 마실 때에는 이러한 원칙을 지혜롭게 제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는 그렇지가 않을까요? 상대를 화나게 하는 거친 말을 해놓고서는 상대가 화내지 않기를 기대할 때가 많습니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상대방이 나를 믿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애매한 말을 하면서도 분명한 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러운 말을 쏟아놓으면서 잘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커피 자판기의 버튼을 누르는 대로 커피가 나오는 법입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하는 말은 상대의 태도를 결정하는 스위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의 말에는 사랑, 미움, 기쁨, 슬픔, 친절, 불평 등의 스위치가 쫙 있습니다. 어떤 스위치를 누르는가에 따라서 상대방도 똑같은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지요.

오늘은 성가정 축일입니다. 나자렛의 성가정을 특별히 기억하고 본받을 수 있도록 제정된 날이지요. 그런데 이 가정을 성가정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인간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그렇게 행복해 보이는 가정이 아니지요.

먼저 성모님은 시집도 오기 전에 아기를 잉태했습니다. 그래서 성모님을 사랑했던 약혼자인 요셉조차도 이 사실을 알고는 남모르게 파혼할 생각까지도 했지요. 따라서 성모님은 당시의 관습대로 한다면 부정한 여인으로 취급받아서 돌에 맞아 죽어 마땅했습니다.

다음은 요셉 성인입니다.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듯이, 요셉 성인은 예수님의 친아버지가 아니라 양아버지셨습니다. 또한 성모님께서 평생 동정으로 사셨다는 점을 생각할 때, 요셉 성인 역시 부부라고는 하지만 동정을 지키면서 살아야만 했지요.

예수님은 어떨까요? 예수님은 돌아가실 당시 사형수였습니다. 그것도 어머니 앞에서 죽음을 당하는, 그래서 자신의 어머니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듯한 커다란 아픔을 준 불효자였습니다. 이러한 가정을 보시고 과연 '정말로 행복한 가정이구나'라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하지만 이 가정의 구성원인 성모님, 요셉, 예수님은 사랑과 기쁨과 친절 등의 긍정적인 버튼스위치를 계속 누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그 모습이 성가정의 모습인 것입니다.

우리 가정은 과연 어떠한가요? 나는 나의 가정 구성원을 위해 어떤 버튼을 누르고 있을까요? 내가 누르는 버튼의 종류에 따라서 우리 가정이 어떤 가정이 될 지 결정됩니다.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 서비스 어때요?

 

 
새해에는 이렇게 살게 하소서('좋은 글' 중에서)


하루 분량의 즐거움을 주시고
일생의 꿈은 그 과정에 기쁨을 주셔서
떠나야 할 곳에서는 빨리떠나게 하시고
머물러야 할 자리에는
영원히 아름답게 머물게 하소서.

작은 것을 얻든 큰 것을 얻든
만족은 같게 하시고
일상의 소박한 것들에서
많은 감사를 발견하게 하소서.

누구 앞에서나 똑같이 겸손하게 하시고
어디서나 머리를 낮춤으로써
내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을 가난하게 하여 눈물이 많게 하시고
생각을 빛나게 하여 웃음이 많게 하소서.

기쁨이 있는 곳에 찾아가
함께 기뻐하기 보다
슬픔이 있는 곳에 찾아가
같이 슬퍼하게 하소서.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게 하시고
내가 상처 입었을 때는 빨리 치유해 주소서.

이전에 나의 어리석음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었거나
상처 입힌 일이 있으면
나를 괴롭게 하여 빨리 사과하고
용서받도록 하소서.

인내하게 하소서.
인내는 잘못을 참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깨닫게 하고
기다림이 기쁨이 되는 인내이게 하소서.

용기를 주소서.
부끄러움과 부족함을 드러내는 용기를 주시고
용서와 화해를 미루지 않는 용기를 주소서.

투명하게 하소서.
왜곡이나 거짓이나 흐림이 없게 하시고
무엇이 내 마음을 통과할 때
그대로 지나가게 하소서.

그때 무엇인가 덧붙는다면 그것은
사랑이나 이해나 감사나 희망이게 하소서

약속을 조심스럽게 하게 하소서.
그 자리에서 결정하기 보다 잠시 미루게 하시고
순간의 감정에 흔들리지 않게 하소서.

주기로 약속했다면 더 많이 주게 하소서
그러나 그것이 그에게 짐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나에게는 교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음악을 듣게 하시고
햇빛을 좋아하게 하시고
꽃과 나뭇잎의 아름다움에
늘 감탄하게 하소서.

누구의 말이나 귀 기울일 줄 알고
지켜야 할 비밀은 끝까지 지키게 하소서.

훌륭함을 알게 하고
그 훌륭함의 핵심에 접근하게 하소서.

사람을 외모나 학력이나
출신으로 평가하지 않게 하시고
그 사람의 참 가치와 의미와 모습을
빨리 알게 하소서.

사람과의 헤어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그 사람의 좋은 점만 기억하게 하소서.

시간을 아끼게 하소서.
하루 해가 길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하시고
내 앞에 나타날 내일을
설렘으로 기다리게 하소서.

나이가 들어 쇠약하여질 때도
삶을 허무나 후회나 고통으로
생각하지 않게 하시고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지혜와
너그러움과 부드러움과
안정을 좋아하게 하소서.

삶을 잔잔하게 하소서.
그러나 폭풍이 몰려와도
쓰러지지 않게 하시고
고난을 통해 성숙하게 하소서.

그리고 그 이후에 오는
잔잔함을 새롭게 감사하고
이전보다 더 깊은 평안을 누리도록 하소서.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고
햇살이 좋은 날은 며칠쯤
그 계절을 완전히 그리고
색다르게 느끼게 하소서.

가족에 대한 사랑
가정의 기쁨을 늘 가슴에 품게 하시고
이런 마음을 전할
기회를 자주 허락하소서.

건강을 주소서.
그러나 내 삶과 생각이
건강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하소서

일하는 동안에는
열정이 식지 않게 하시고
열정이 식어 갈 때는
다음 사람에게 일을 넘겨주고
자리를 떠나게 하소서.

질서를 지키고 원칙과 기준이 확실하며
균형과 조화를 잃지 않도록 하시고
성공한 사람보다
소중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언제 어디서나 사랑만큼 쉬운 길이 없고
사랑만큼 아름다운 길이 없다는 것을 알고
늘 그 길을 택하게 하소서.

 

 


 

After three days they found him in the temple,
sitting in the midst of the teachers,
listening to them and asking them questions,
and all who heard him were astounded
at his understanding and his answers.
(Lk.2,46)

 


 


Wishes - Fusita 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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