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02 조회수752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7년 1월 2일 성 대 바실리오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 기념일
 

“I am the voice of one crying out in the desert,
‘Make straight the way of the Lord,’
as Isaiah the prophet said.”
(Jn.1,23)

 

제1독서 요한1서 2,22-28

복음 요한 1,19-28

 

어제는 2007년 1월 1일, 새해를 맞이해서 저는 노트에 올 한 해 계획을 작성하여 보았습니다. 내가 해야 할 일들, 그리고 꼭 하고 싶은 일들……. 아무튼 생각나는 대로 하나씩 적어보았습니다. 어느 정도 목록을 작성한 뒤, 저는 그 목록을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빠진 것이 있나 하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저의 한심한 면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글쎄 올 해 세운 새해의 계획이 모두 ‘나’만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즉, ‘나’만의 성장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지요.

한 명의 사제로 살면서, 미사 중의 강론 때를 비롯해서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할 기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내용의 대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나만을 위해서 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직접 모범을 보여주셨지요. 그래서 저렇게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을 진정으로 따르겠다면,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살 수 있는 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저는 ‘나’만을 위한 신년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중적이고 이기적인 한심한 저의 모습을 주님께서는 어떻게 보실까요?

오늘 복음에는 세례자 요한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사실 세례자 요한은 당시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아직 예수님께서 등장하시지 않은 점도 있겠지만, 그의 열심하고 모범적인 모습은 ‘혹시 이 사람이 그리스도가 아닐까?’라는 의문을 갖게끔 했던 것이지요.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맞소. 내가 바로 당신들이 기다렸던 메시아요.”라고 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사람들이 더욱 더 구름같이 모여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지요. 대신 곧 오실 예수님을 드러내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서 “당신은 누구요?”라는 질문에,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라고 답할 뿐이었습니다.

제1독서의 요한 서간의 저자는 말합니다.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그래야 그분께서 나타나실 때에 우리가 확신을 가질 수 있고, 그분의 재림 때에 그분 앞에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르겠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머무르지 못하고 있는 우리는 아니었을까요? 세례자 요한처럼 자신을 낮추고 주님을 드러내는데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주님 안에 결코 머물 수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이러한 반성을 하면서 다시금 신년 계획을 세워봅니다. 나의 영광을 위한 계획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계획을…….

수정할 신년 계획이 있다면, 과감하게 수정해 보세요.



 
희망에게(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詩)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먹는
한 조각 무우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 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 못한 나의 일상(日常)에
새 옷을 입혀 줍니다

남이 내게 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 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청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And now, children, remain in him,
so that when he appears we may have confidence
and not be put to shame by him at his coming.
(Jn.1서 2,28)

 

 
 Keeper Of My 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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