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빈 자리-----2007.1.2 화요일 성 대 바실리오와 나지안즈의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 기념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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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준 | 작성일2007-01-02 | 조회수517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7.1.2 화요일 성 대 바실리오와 나지안즈의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 기념일 1요한2,22-28 요한1,19-28
빈 자리
많은 이들이 고요히 머물 수 있는 빈 자리를 찾아 수도원에 옵니다. 바로 이 텅 빈 성전이 빈 자리의 보이는 상징입니다. 텅 빈 단순한 빈 자리에 충만한 하느님의 현존입니다.
고독과 침묵을, 마음 비움을 강조하는 것도 이 내면의 빈 자리를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이 빈 자리가 욕심이나 세상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으면 하느님 머무실 자리가 없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의 대답이 참 좋은 묵상감입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주님의 빈자리’로 자신의 신원을 밝히는 세례자 요한입니다.
광야의 빈 자리에서 주님의 길을 곧게 내느라 자신은 사라져 빈 자리만 남아있는 겸손한 세례자 요한입니다.
성전 안 빈 자리에, 우리 내면의 빈 자리에 하느님은 머무시고 내가 사라진 빈 자리에서 터져 나오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입니다.
주저함 없이 “나는 수도승이요.” 대답하는 것입니다.
수도승의 삶은 어딘가를 향하지 않습니다.
수도원 안에 들어와 살다가 죽는 것 말고는 다른 어떤 목적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불러주신 그 자리에 있으면서, 하느님 아닌 그 어떤 것도 추구하지 않고, 하느님과 이웃이 머무를 수 있는 내면의 빈 자리를 마련하는 자가 진정 수도승입니다.
하느님께서 머무르시고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실 자리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공동체를 하느님의 자리로 만드는 것도 결국은 겸손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평생 수련의 수도여정, 빈 자리를 넓혀가는 겸손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사도 요한은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라고 수차례 강조합니다.
그분 사랑의 빈 자리에 머무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내면의 빈 자리 바로 그분 현존의 빈 자리에 머무르라는 것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오시는 좋으신 주님은 우리 내면의 빈 자리를 당신 생명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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