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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 놈의 선물이 문제란 말이야! . . . [김원택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03 조회수1,808 추천수10 반대(0) 신고

 

 

 

몇 해 전에 인사 이동으로 짐을 싸다 보니...

옷 보따리가 많이 늘어났음을 발견했다,

 

평소의 나의 지론은 이왕에 선물을 하려면 화끈하게

[현찰로 맡겨(!)주세요]였다.

그래서

[현찰 좋아하는 신부]란 별명이 붙었다.

 

그러나...

분명 내 돈으로 산 기억이 없는,

쓸 만한 물건들이 옷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선물은 좋은 것이다.

선물은 고맙고 감사한 것으로 사람에게 전하는 마음의 정표이다.

만약 정을 나누는 선물이 우리 인간 사회에 없다고 상상해 보자.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분명 선물은 인간의 삶을 산뜻하게 하는 활력소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나는 선물이 피곤하게 느껴지고 부담이 가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성격이 소탈하신 어느 선배 신부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떤 신자로부터 옷 선물을 받았단다.

어느날, 그 신부는 가난해서 옷이 남루하지만 열심인 청년을 만나서

그 선물받은 옷을 입으라고 주었다.

 

그 청년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옷을 자랑스럽게 입고 다녔다.

그런데 문제는,

그 옷을 선물한 신자가 그 멋진 옷을 입은 신부의 모습이 보고파

눈여겨 보았는데 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신 어떤 낯선 청년이 그 옷을 입고 다니기에 의아한 마음으로

 

"그 옷, 어디서... 얼마주고... 샀느냐?"

 

고 물었다.

 

물론 그 청년은 당당하게 신부님으로 부터 받은 선물이라고 자랑을 했다.

이 사건 이후,

선물을 주었던 신자의 마음은 편치를 못했다.

아무개 신부는 나를 무시하고 미워한다고 까지 말하기 시작하여

신자들 사이에 쑥떡공론이 벌어지게 되었다.

 

나중에서야 그 사실을 전해 들은 선배 신부는 어이없어 하면서

 

"선물이란 주어서 기쁘고, 받아서 기쁜 것인데...

 어찌된 일인지 좋은 마음으로 주고 받은 선물이 말썽을 일으키나...

 그놈의 선물이 문제란 말이야...,"

 

하셨단다.

 

사제생활을 하다보면 선물 때문에 입장이 곤란했던 경험이 있게 마련이다.

 

주님을 위하여 포기한 것이 많기에,

일용할 양식과 함께 많은 것을 선물받는 행운아가 됨은

분명히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 선물이 때로는

신부의 사고양식과 행동을 둔하고, 좁게 할 뿐만 아니라

교만과 착각에 빠지게도 하는,

어떤 독소도 포함되어 있기에...

 

선물에 대한 촌 신부의 촌스런 견해를 피력해 본다.

 

솔직히 신부가 개인적으로 일상 생활을 하는 데에는

그리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사제 생활을 하다보면,

아쉽고 답답할 때가 많이 있다.

경제적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단체가 많음을 발견하게 된다.

 

실용 가치가 없어 옷장 속에서 잠자고 있는 과소비성 선물은

모두에게 백해무익할 뿐이다.

 

그 보다는 살아 움직이는 선물을

신부를 믿고 위임할 때,

그 선물은 꼭 필요한 곳을 찾아가는

귀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곧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고

우리에게는 마음의 평화를 주는 기적의 선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치마입은 남자의 행복] 중에서 -

 

 

 

3년 전에 은퇴하시는 몬시뇰님의 짐을 정리해 드리다 보니

정말로 채 열어보시지도 못한 상자 속의 옷들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가끔..

좋은 술이나 먹을 것들은 저희들에게 나누어 주시어

저희가 호강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옷은 옷장에서 쌓여갔습니다.

그 외에도 그림, 도자기, 가방, 보약, 비타민 등등...

몇 년씩 잠자고 있었나봅니다.

 

성당에서 바자회가 있을 때,

저희들이 압수(?)해서 팔기도 했는데

선물로 드린 사람들이 보고는 한 번씩 만져보며

조금 서운한 마음을 털어 놓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신부님들께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교우들이 도움을 청한다는 것을

옆에서 본 적이 있는터라...

이 글을 옮겨 보았습니다.

 

저는 밍크이불을 수녀님께 드린 적이 있었는데,

며칠 후, 수녀님 말씀이 더 필요한 사람이 있어서 주었노라고...

 

겉으로는 미소지으면서

 

"잘 하셨어요!"

 

했지만, 솔직히 그 서운하던 마음이 20년이 다지난 지금도 생생합니다.

어느 색을 좋아 하실까?

이 이불을 덮고 안추우셨으면 하고 정성껏 골랐었기에...

 

그 뒤로도 묵주는 선물 받으시는 대로

할머님이나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선물은 드린 것으로 끝이다!

받으신 분이 어떻게 사용하시는가는 그 분의 손에 맡기자!

마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부님께 꼭(?) 선물을 하셔야만 한다면

저도, 마음 편히 쓰실 수 있는 현금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필요한 곳에서 합당한 목적으로 사용하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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