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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의 죄를 근본적으로 없애시는 분.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03 조회수647 추천수2 반대(0) 신고

 

<세상의 죄를 근본적으로 없애시는 분>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저분은,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데,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하고 내가 전에 말한 분이시다.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내가 와서 물로 세례를 준 것은, 저분께서 이스라엘에 알려지시게 하려는 것이었다.”

물로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그분께서 나에게 일러 주셨다.

“성령이 내려와 어떤 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네가 볼 터인데,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요한 1,29-34)



  요한복음에서 세상(kosmos)은 부정적 의미로 쓰였습니다. 나름대로 질서를 가지고 있으나 그 다스리는 원칙이 하느님의 뜻에 걸맞지 않고 인간적인  방법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진 통치방법이 바로 이기주의입니다. 무엇이든 자기본위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간 모두 자신의 안녕과 행복만을 추구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남을 제물로 삼습니다.


  인간이 가장 벗어나기 힘든 죄가 이기심이며, 그것에서 비롯되는 소유욕입니다. 모든 것을 갖고 싶어 합니다. 지배하려 합니다. 재산과 명예와 권력뿐만 아니라, 가족과 인간관계마저 제 소유로 두고 싶어 합니다. 부모는 자식들이 제 소유인양 여깁니다. 심지어 자신과 타인의 생명까지도 제 소유로 삼으려 합니다.


  인간은 죄에 민감합니다. 남이 나를 미워하면 나도 그를 미워하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이기심으로 찌든 사람들이 지은 죄가 한 개인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저지른 행위와 태도가 타인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죄로 물든 사회는 내 탓만도, 네 탓만도 아닌 인간 모두의 탓입니다. 개인의 죄는 개인에게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에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 선조들이 지은 죄가 현재에도 미치고 있으며 우리가 지은 죄가 후대에 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죄의 연대성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런 의미로 세상의 죄라고 부른 것입니다.


  교회에서는 죄를 원죄, 세상의 죄, 개인의 죄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원죄는 인류가 처음지은 죄입니다. 욕심과 선악을 판별하여 하느님처럼 되고자하는 죄입니다. 개인의 죄는 각 개인이 잘못을 범해 하느님 앞에서 책임을 져야할 죄를 말합니다.


  죄의 연대성인 세상의 죄를 가장 시급히 끊어야 합니다. 그것을 말씀해 주시고 실천에 옮기시러 사랑이신 분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근본적인 변화가 있지 않고는 세상의 죄를 없앨 수 없습니다. 죄의 근원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알아야 할뿐더러 그 근본부터 끊어버려야 합니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6)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마태 16,25)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마태 19,21)


  죄로 뭉친 자신을 끊어야 합니다. 과거에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이기심을 끊어야 합니다. 이 죄의 연대성을 끊어 줄 수 있는 분이 바로 하느님의 어린양입니다.

  

  인간의 죄가 심각하여 외부에서 죄를 용서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인류 안에서 죄를 치워줄 상황이 무르 익어야하는 것입니다. 인간들이 자각하여 죄를 끊어버리겠다는 회개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인간 스스로는 그 죄를 끊기가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이신 분이 직접 인간으로 들어오셔서 그 죄를 짊어지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죄를 없앤다는 그리스어(airo)의 원래 뉘앙스는 짊어진다(lift, take away)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이 세상에 들어오셔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셨습니다. 죽음으로 희생하셨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가 죄로 물든 세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류가 될 조건이 마련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첫 인류의 시작이 되셨습니다. 우리가 비록 이 세상에서 죄의 영향 하에 살고 있지만 예수그리스도를 믿기만 한다면 죄에서 벗어나 진리와 새 생명을 얻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은 물로 죄를 씻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물은 형질까지 변화시키지는 못합니다. 겉모습만 씻어 줄뿐입니다. 불은 형질을 완전히 바꾸어 버립니다. 불순물을 없애주고 정화시켜주며 새로 태어나게 합니다. 나무가 불에 타고 나면 재가 됩니다. 또 그 재는 남을 씻어주는 세척제 역할을 합니다. 양잿물이 됩니다. 철광석을 불로 제련하면 순수한 철만 남습니다.


  불은 겉모습뿐만 아니라 속 모습까지 바꾸어줍니다. 하느님의 어린양께서 주시는 성령의 세례는 인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주십니다. 오염된 것만 씻어 주는 것이 아니라 새로 태어나게 만들어 줍니다. 죄로 물든 인간을 사랑으로 물든 인간으로 변화시켜줍니다. 어린양이 흘린 피가 우리를 희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자기가 베푸는 물의 세례가 지니는 한계를 잘 알았습니다. 그러기에 자신은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는 분을 준비하는 광야의 외침이라고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에게 정녕 필요한 것이 근본적인 변화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그는 자기보다 앞서신 분께서 곧 오시리라고 예언할 수 있었습니다. 성령을 지니신 분께서 오시면 그분께서 인간을 새롭게 만들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어떻게 일하실지 온전히 알지는 못하였지만, 죄 많은 인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주실 분이라는 것은 알았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이 모든 것을 자신에게 명령하신 분께서 가르쳐 주셨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분이 누구인지 몰랐으나 이제는 성령께서 머무시는 분을 보았기에 이분이 하느님의 어린양이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증언하고, 그 제자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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