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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얼굴-----2007.1.3 주님 공현 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03 조회수621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7.1.3 주님 공현 전 수요일

                                                          

1요한2,29-3,8 요한1,29-34

                                                              

얼굴

지난 밤 맑고 푸른 하늘에 빛났던 둥근 달,

하느님 얼굴 같았습니다.


그리움의 사람들,

떠오르는 둥근 태양을,

환하게 어둠을 밝히는 둥근 달을 보면서 그리운 이들의 얼굴을,

하느님의 얼굴을 그리기도 할 것입니다.

 

오늘 말씀 묵상 중 떠오른 노래의 첫 머리 부분입니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예전에 따라 부르며 많이 공감했던 노래입니다.

보고 싶으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게 얼굴일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그리운 이들의 글도,

음성도 좋지만 얼굴을 직접 대면하는 것은 더욱 좋습니다.

좋은 글이나 말 보다 더 좋은 것은 삶입니다.

 

사실 수도원을 찾는 이들,

궁극에는 좋은 말이 아니라 수도자들의 삶을,

하느님의 얼굴을 보러 수도원을 찾습니다.

좋은 글이나 말은 세상 어디에나 널려있기 때문입니다.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갈망의 뿌리에는

하느님의 얼굴이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에 언뜻 반사되는 하느님의 얼굴입니다.

결국은 하느님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갈망인겁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라는 어느 시의 제목도 생각납니다.

‘그리운 이가 곁에 있어도 그립다.’ 라는 이 절묘한 표현,

바로 궁극의 그리움의 대상 하느님을 향하고 있습니다.

고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homesick at home)

생래적으로 하느님을 찾는 인간입니다.

 

하여 시편에 하느님의 얼굴을 그리워하는

구구절절의 내용이 그리도 많은 것입니다.


“주님의 얼굴을 저희에게 비추소서.

  저희가 당장 살아 나리이다.”


“주여, 당신 얼굴을 찾고 있사오니

  당신 얼굴 감추지 마소서.”


“하느님, 생명을 주시는 나의 하느님,

  당신이 그리워 목이 탑니다.

  언제나 임계신데 이르러 당신의 얼굴을 뵈오리이까?”


하느님의 얼굴을 뵙고 싶은 갈망,

그대로 내 생명의 원천이자 내 삶의 의미인 하느님을 찾는 갈망입니다.

이런 갈망이 영성생활의 원동력이요

이런 갈망 있을 때 깨끗한 마음에 영혼의 눈 밝아져 하느님을 만납니다.

 

광야 생활에 정화되어 영혼 맑고 밝아진 세례자 요한

마침내 주님을 만나지 않습니까?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나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유난히 ‘보았다.’ 라는 말이 눈에 띕니다.

그대로 주님을 만난 세례자 요한의 감격에 벅찬 구원 체험의 고백입니다.


그렇습니다.
많은 이들이 좋은 말에 좋은 글에 지쳤습니다.

진실한 언행일치의 삶을,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삶을,

그리고 궁극에는 하느님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이런 삶,

눈들이 있다고 다 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찾는 열정에

영혼의 눈들 열려야 비로소 보이는 삶이요,

주님의 얼굴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 예수님이 하느님의 어린양으로 알아 본 사람은,

성령이 그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본 사람은 갈망의 사람,

세례자 요한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오늘 미사 중 영성체 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 받은 이는 복되도다.” 할 때

열린 눈으로 주님의 얼굴을 뵈옵기 바랍니다.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장차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주님의 얼굴을 뵙는 것,

이게 우리의 궁극의 희망이자 구원입니다.


그분께 이런 희망을 둔 우리들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우리 자신도 순결하게 합니다.

주님을 뵙고 싶은 희망이,

갈망이 우리를 순결하게 하고

순결한 마음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희망이요 갈망입니다.

 

이 복된 성체성사 시간 우리 모두 주님의 얼굴을 뵈오며

순결한 마음으로 주님을 모시는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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