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바다에 이르고자 하면 아래로 흘러야 하고, 하늘에 이르고자 하면
수증기의 형태로 순수하고 가볍게 되어야 합니다.
세상에서도 마음이 큰 사람은 겸손하게 아래로 흐르는 삶을 살고,
정신이 높은 사람은 맑고 청렴한 삶을 살아갑니다.
요한 세례자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지대한 예언자로서
그 마음과 정신이 누구보다도 더 넓고 맑았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설교를 들으려 떼를 지어 몰려왔고 너도나도 물로
세례를 받아 새로운 삶을 되찾았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자신이 뒤에 오실 그리스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 당시 신을 벗기는 일은 노예에게만 전적으로 맡겨진 미천한 행위였습니다.
그런데 노예들이 하는 일조차도 자신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스스로 고백함으로써 자신의 미천함을 드러냅니다.
실로 요한 세례자의 영향력으로 볼 때 이러한 비하의 말은 유다인들에게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요한 세례자의 진정한 겸손이 있었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요한 세례자는 자신이 선포한 메시지를 먼저 실천하는
언행일치의 삶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은 점점 작아지고 주님은 더욱 커지시도록(요한 3,30 참조)
자신을 한없이 낮추는 겸손한 삶을 실천하였습니다.
그의 이러한 ‘작은 영성’이 수많은 사람들을 주님께로 이끌었듯이,
우리도 우리 자신보다는 주님을 앞세우는 겸손한 신앙인이 될 때 진정한
복음 선포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