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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주교님의 외모에 놀란 요셉♠†/오기선[요셉]신부님이야기/원작 차엘리사벳.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09 조회수565 추천수8 반대(0) 신고

 

                        [나: 요셉]                 [나: 알베르토]

†♠ 5.주교님의 외모에 놀란 요셉♠†/오기선[요셉]신부님이야기/원작 차엘리사벳.


암리 사건이 발생한지 다섯 달이 지났습니다.

방과 후 대문을 들어서는 요셉에게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요셉아, 내년에 신학교에 가려면 이번에는 꼭 견진성사를 받아야 한다.

이번에 견진성사를 받지 못하면 신학교에 못 간다.”

“염려 마세요. 어머니.”

요셉은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으려고 대답은 잘 해 놓았지만, 교리 책은 들춰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내일은 서울에서 주교님이 오시는 날이니 교리를 다시 한 번 복습해 두어라. 알겠느냐?”

요셉은 갑자기 정신이 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거 큰일 났네. 으아..그런데 책이 왜 이렇게 두껍지? 이걸 언제 다 외운담. 이걸 다 외우지 못하면 나는 오늘 어머니께 죽었다.“

요셉은 책을 들고 뒷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나무 밑에 자리를 잡고 책을 펼쳤습니다.

산새들이 시끄럽게 지저귀고 나뭇가지가 바람에 부러질 듯 소리를 내며 흔들려도 요셉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오로지 책 속에만 빠져 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요셉의 정신을 깨우는 것이 있었습니다.

“앗! 따가워. 뭐야 이가, 어! 왕개미잖아.”

요셉의 발밑에 개미 떼가 줄을 잇고 있었습니다.

개미들은 열심히 오고 가느라고 한창 바쁩니다.

“이놈들아! 너희들만 바쁜 줄 알아? 나도 지금 바쁘단 말이야. 이 책 다 못 외우면 나는 오늘 죽어. 다시 한 번 나를 건드리면 발로 싹 비벼버리는 수가 있어!”

개미 떼와 싸워가며 책장을 넘기던 요셉은 땅거미가 진 후 에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도 책과의 씨름은 계속 되었습니다.

“형! 그러기에 진작 외워두지. 그렇게 두꺼운 책을 언제 다 외워? 내일이면 주교님이 오신다는데...”

“너! 옆에서 자꾸 떠들려면 당장 밖으로 나가, 방해 되니까.알았어?”

“ 괜히 나한테 화를 내고 야단이야..키잉~.”

요셉은 한잠도 못자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서울에서 민 대주교님이 갓등이 성당에 오신다는 소문이 퍼지자 온 동네가 들먹거렸습니다.

“오늘 서울에서 높은 양반이 오신다면서요?”

“높은 양반이 누군데?”

“뭐 민 대감이라나? 민 뭐라 하던데..”

“아니야, 민 대감이 아니고 뭐라더라...금방 생각이 났었는데...

 맞아. 민 대주교. 민 대주교래.”

“그 사람이 바로 천주학쟁이의 괴수 되는 사람이라지 아마!”

국상[고종승하]기간이라 국민들은 어른이건 아이건 모두 흰옷을 입은 차림이었고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두 모이자 거리가 온통 하얗게 수놓은 듯했습니다.

드디어 쌍두마차가 뚜벅뚜벅 소리를 내며 마을에 나타났습니다.

외부인들과 교인들이 도열한 가운데 주교님이 타신 마차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감히 얼굴도 들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주교님을 맞이하였습니다.

마차가 요셉의 일행 앞으로 자나갈 때 요셉은 힐끔힐끔 고개를 들고 민 대주교님의 모습을 도둑질하듯 훔쳐보았습니다.

마차 위에 앉아 계신분의 얼굴은 놀라웠습니다.

호랑이 눈썹에 칠십 리쯤 깊숙이 들어간 눈은 새파랗고, 코는 어린애가 들어가 앉을 정도로 컸으며, 두 귀는 대문짝만큼이나 크고 수염은 가슴까지 내려와 있었습니다.

민 대주교의 외모에 놀란 요셉은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렇게 무서운 분에게 어떻게 찰고 시험을 치르지?’

“요셉아, 저런 분도 우리들처럼 밥도 먹고 똥도 눌까?”

광수가 요셉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습니다.

주교님이 타신 쌍두마차 뒤에는 일본인 군수가 관할 지역의 귀한 손님을 환영하는 의미로 인력거를 타고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모습은 너무도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일본인 군수는 기름독에 빠졌다가 나온 듯 까무잡잡한 얼굴에 토끼처럼 튀어나온 뒤통수와 유난히 튀나온 광대뼈 그리고 아래턱이 없는 얼굴 전체가 마치 살쾡이 같은 인상이었습니다.


드디어 견진교리 구술시험을 치를 날이 돌아왔습니다.

아침부터 어른과 아이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모두 합쳐 이백 명이 넘는 신자들은 대주교님 앞에 나가 찰고 시험을 치를 생각으로 모두들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요셉의 차례가 돌아오자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대주교님 앞에 서니 사자 앞의 생쥐처럼 떨렸습니다.

요셉은 주교님이 무엇을 물으셨는지, 또 자신이 무슨 대답을 했는지 통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주교님께서,

“으흠, 요셉! 짤꼬[찰고] 잘하는구먼. 요셉은 내일 견진성사 받아도 되느니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요셉은 합격한 것이 너무 기뻐서 입이 귀에 걸려가지고 나왔습니다.

“어머니 합격이에요. 합격!”

“오, 내 아들 요셉아! 장하구나. 장해. 정말 잘했구나!”

유동옥 여사는 요셉을 꼬~옥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6. 눈밭에서 잃어버린 아이로 이어 집니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지는
청나언덕위에 백합필적에
나는 흰나리 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나언덕과 같은 내맘에
백합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더운 백사장에 밀려 들오는
 저녁 조수 위에 흰새 뛸 적에
 나는 멀리 산천 바라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저녁 조수와 같은 내 맘에
흰새 같은 내 동무야
내가 네게서 떠돌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소리없이 오는 눈발사이로
밤의 장안에서 가등 빛날때
나는 높이 성궁 쳐다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부른다
밤의 장안과 같은 내맘에
가등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빛날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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