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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삶의 예술가-----2007.1.10 연중 제1주간 수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0 조회수500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7.1.10 연중 제1주간 수요일

                                

히브2,14-18 마1,29-39

                                                         

삶의 예술가

누구나 공평하게 부여받고 있는 하루 스물 네 시간의 선물입니다만,

사람마다 시간 선물의 활용 방법은 다 다를 것입니다.

잃어버린 시간은 되찾을 수 없습니다.

 

시간 낭비 역시 죄임을 깨닫습니다.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는 수도원의 일과표가 참 고맙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평생을 시간 낭비하지 않고

항구히 살아가는 데는 일과표의 준수가 제일입니다.

 

하여 하루를 평생처럼,

평생을 하루처럼 사는 영원한 삶이 가능합니다.

저절로 환상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의 삶에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지 않는 말이 ‘바쁘다’라는 말입니다.

쓰고 나면 늘 씁쓸하면서도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사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시간이 없어 바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어 바쁘기 때문입니다.

욕심을 비워 일 덜 만들고 시간 안배만 잘 하고 삶을 단순화한다면

바쁜 중에도 여유 있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삶은 예술입니다.

전적으로 시간 활용에 달린 예술입니다.

대부분의 성인들 시간 활용에 있어 달인의 경지에 이른

삶의 예술가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단박에 삶의 예술가임이 들어납니다.

 

하루 삶에 평생 삶이 압축되어 있음을 봅니다.

말 그대로 하루를 평생처럼,

평생을 하루처럼 사셨던 분입니다.

 

외적으로 보면 바쁘기 그지없는 삶 같은데 예수님의 삶,

시간에 쫓기는 초조한 삶 같지가 않습니다.

 

자신의 프로그램에 따른 업적 성취를 목표로 한 이기적 삶이 아니라,  

온통 하느님의 뜻에 따른 물처럼,

바람처럼,

구름처럼 자연스레 흐르듯 이타적 삶이기에

바쁜 중에도 여유가 있고 활력 넘쳐 보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본질적 삶을 살아갈수록

삶은 단순하고 여유로워지지만

내 중심으로 살아갈수록 삶은 복잡해지고 바빠집니다.

사실 하는 일 없이 바쁜 것은 삶의 방향인 하느님을 잃어버려

마음 이리저리 분산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하느님 중심의 삶의 비밀이

다음 한 구절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 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예수님에게 하루 삶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새벽 외딴 곳에서의 기도였습니다.

 

비단 수도자들뿐 아니라 영성생활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성전이든,

방이든 새벽 외딴 곳의 기도처를 마련함은 필수입니다.

기도를 통해 내 삶의 방향을 확인하며 하루를 계획할 때

질서 잡힌 하루의 삶을 펼쳐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온 것이다.”


분명 예수님은 새벽기도를 통해 자신의 신원과

복음 선포의 사명을 새삼 확인하셨을 것입니다.

동서를 막론하고 선천적으로 새벽을 사랑하는 수도승들입니다.

 

몇 년 전엔가 써놓은 ‘새벽’이란 글이 생각납니다.
“새벽 숲/온갖 새들 맑은 소리/임의 찬미에
  밝아오는 아침/물러나는 어둠/잠깨는 숲
  새로 시작되는 하루/새벽을 잃으면/하루 전부를 잃는다.”


좋기로 하면 자연 리듬대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부수적인 일은 최대한 줄이면서

예수님처럼 하느님과의 친교에 몰두하는

기도를 습관화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오늘 1독서의 말씀도 연약한 우리들에게는 퍽이나 고무적이요

무함한 위로와 힘이 되기에 그대로 인용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피와 살을 나누어 가지셨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

  곧 악마를 당신의 죽음으로 파멸시키시고,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 평생 종살이에 얽매여 있는 이들을

  풀어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께서는 모든 점에서 형제들과 같아지셔야 했습니다.

  그분께서는 고난을 겪으시면서 유혹을 받으셨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우리들을 도와주실 수가 있습니다.”


이런 우리의 맏형님인 예수님 계시기에 살 용기가 납니다.
온갖 두려움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영성생활 잘 하도록

우리를 받쳐주고 도와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분별의 은총을 주셔서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삶의 예술가가 되게 해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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