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2 조회수802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7년 1월 12일 연중 제1주간 금요일

 

 When Jesus saw their faith, he said to him,
“Child, your sins are forgiven.”
(Mk.2,5)

제1독서 히브리서 4,1-5.11

복음 마르코 2,1-12

 

어제 아침,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한참을 잤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자명종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거든요. 따라서 일어나자마자 머리맡에 있는 자명종 시계의 시간을 보았지요.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시계는 5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지각입니다. 저의 이 새벽 묵상 글을 받으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새벽 메일을 보내는 시간은 5시. 그리고 5시 30분에는 인터넷 방송을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씻지도 않고 곧바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방송 준비를 합니다. 전날 미리 선곡해 두었던 곡을 뽑고, 동시에 새벽 묵상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전날 시간이 조금 있어서 미리 묵상 글을 쓰고, 방송 노래를 미리 선곡해서 그래도 다행이었지요.

그런데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이 새벽, 여유 있게 하루를 시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이렇게 정신없이 시작하는 것이 정말로 싫었습니다. 전날에 늦게 잠을 잤던 것도 괜히 화가 나고, 알람 소리를 내지 않았던 시계에 대해서도 화풀이를 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요즘 계속 늘어나는 일의 양에 대해서도 화가 나네요.

아무튼 조금 늦기는 했지만, 평소와 마찬가지로 새벽 묵상 글을 올렸고 동시에 인터넷 방송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리고 방 정리에서부터 차근차근 일을 시작하는데, 문득 늦게 일어난 것도 하나의 은총이라는 생각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사실 요즘 계속 밤늦게 잘 수밖에 없어서 항상 피곤했었거든요. 하루에 3~4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면서 이것저것 하다 보니, 아침 시간에 괜히 피곤해서 꾸벅꾸벅 졸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아침에는 그러한 현상이 전혀 없는 것입니다. 평소와 다르게 더 많은 시간을 잤기 때문이었지요. 늦게 일어났다고 화가 났지만, 이것 역시 저에게는 커다란 은총도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충분한 휴식으로 힘차게 하루를 살 수 있으니까요.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고통이나 시련도 이렇지 않을까요? 내게 다가오는 그 고통과 시련 때문에 화도 나고 원망도 하게 되지만, 사실 나에게는 커다란 축복이며 은총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병자를 치유해주시며 하시는 말씀,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는 말씀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구도 죄를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지요. 즉, 예수님께서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살아계신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떨까요? 그런 말을 도저히 할 수 없겠지요.

사람들은 예수님의 신원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도저히 예수님의 행동 자체가 축복이며 은총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 어디에서나 계시는 예수님을 느끼지 못한다면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님의 축복과 은총을 깨닫지도 못하게 될 것입니다.

내게 다가오는 축복과 은총을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의심과 불신으로 은총이 없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충분한 휴식을 취합시다. 좋더라구여.


               

수첩, 혹은 우정에 관하여(문창갑)



오래 가지고 다니던 수첩 하나 분실한 지 벌써 일 년이 지났습니다. 조금은 서운했지만 바쁜 세상을 굴러다니다 보면 수첩 하나쯤 분실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자위하며 수첩 하나의 비중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의 그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오늘처럼 무작정 사람이 그리운 날 상처 많은 내 돌머리 이리저리 굴리며 한참을 끙끙거렸지만 수첩 속에 가두어 두었던 사랑하는 이들의 주소와 전화번호 도무지 떠오르지 않으니 말입니다.

큰일입니다. 이제 나의 주소와 전화번호 그들이 기억해 주지 않으면 이승에서 다시는 그들을 만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아, 소중하고 소중한 그들과 나의 우정을 낡은 수첩 하나에 의지하고 있었다니....

 

“Why are you thinking such things in your hearts?
Which is easier, to say to the paralytic,
‘Your sins are forgiven,’
or to say, ‘Rise, pick up your mat and walk’?
But that you may know
that the Son of Man has authority to forgive sins on earth”
(MK.2,8-10)

 

 

Secrets of My Heart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