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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지막에 남는것.(나영훈 안토니오 신부님 )
작성자오상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2 조회수692 추천수5 반대(0) 신고
 1월 12일(장례미사) : 마지막에 남는 것
 
  김 마리아 할머니는 91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시편 90편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저희의 햇수는 칠십 년, 근력이 좋아서야 팔십 년,

 그 가운데 자랑거리라 해도 고생과 고통이며

 어느 새 지나쳐 버리니, 저희는 나는 듯 사라집니다.”


성경에서는 저희의 햇수는 칠십 년, 근력이 좋아서야 팔십 년이라고 하는데

우리 마리아 할머니는 그보다 10년을 더 사신 것입니다.


그러나 할머니의 죽음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인간은 오래살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사고로 또는 노환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지만

그것이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어느 초등학생 종교 시간에 수녀님이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 8가지만 적어 보세요.”


수녀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침몰하고 있는 타이타닉 호에 타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물건 중에서 필요 없는 것 세 가지만 버리세요.”

그래서 한 아이는 

이것 없이도 살 수 있다며 “TV, 컴퓨터, 돈..” 을 버렸습니다.


그러나 다시 수녀님께서는 세 가지를 더 버리라고 하셨습니다.

이 아이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할수록 무섭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만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이 제일 친한 친구와 누나 그리고 자기 자신을 버렸습니다.


그런데 수녀님께는 다시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나머지 하나도 버리세요.”

주위에서는 우는 친구도 있었고, 아이의 머릿속은 하애졌습니다.

아주 긴 고민 끝에.. 아빠를 버렸습니다.


수녀님께서 물었습니다.

“왜 엄마를 남겨두었니?”

그러자 아이는 말했습니다.

“엄마는 제가 무슨 잘못을 해도 용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라고 말입니다.

아이의 눈에 비친 엄마의 모습은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사랑만이 결국은 남게 되는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 25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우리는 할머니의 죽음 앞에서 할머니에게 최선을 다했는지 

가장 작게, 가장 약하게, 가장 외롭게 살았을 우리 할머니에게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와 할머니의 인연이 할머니의 죽음으로써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 가톨릭교회에서는 성인들의 통공 교리를 믿고 있습니다.

이 교리는 성인들처럼 사는 사람들이 바치는 기도는 서로 통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다 하지 못한 정성이 있다면

기도와 희생과 우리의 노력으로 할머니를 천국으로 보내드려야 합니다.


할머니에 대한 지극한 정성이 하늘에 닿는다면 

분명히 우리는 다시 천국에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할머니의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에로 초대받았습니다.

영원한 삶에로의 초대에 우리도 부름을 받았습니니다.


이 초대에 응할 것인지 아니면 외면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언젠가 가게 될 아니, 당장 오늘이라도 부르시면 가야 될 우리는

세상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한 가지 사실을 꼭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마지막에 남는 분은 "사랑이신 하느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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