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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뿌린 씨앗이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5 조회수653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래 전부터 마당 한 구석에 화분 하나가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화분에 터를 잡고 자라던 나무가 죽어버려 덩그러니 흙만 남아 있는 화분이었습니다.

어느 이른 봄, 언제 씨가 떨어졌던지, 들깨나무의 싹이 돋아 나 그 화분에도 생명의 주인이 들어섰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한 동안 올라가 보지 않았던 옥상의 화분에 호박이 열매를 맺어 힘겹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언제 뿌려 둔 씨앗인지 기억도 묘연한데, 그들은 하늘에서 내려준 이슬과 봄비를 맞으며 싹을 내고, 여름의 태양을 받으며 충실한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이들은 하늘의 은총을 머금고, 하느님의 신비를 합창하며, 뿌려진 씨앗은 언제가 되든 반드시 싹이 트며 열매를 맺음의 교훈을 주었습니다.

그들은 생명의 신비를 경탄케 하는데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농부는 종자 씨를 잘 간수하여 두었다가 계절에 맞추어 땅에 파종합니다.

겨우내 먹을 것이 없어 굶주려도 종자 씨앗만은 잘 간수해 두었다가 봄이 되면 씨를 뿌립니다.

 

씨를 뿌릴 때, 나지 않을 것을 염려하여 씨 뿌리기를 주저한다면, 아무 것도 거둘 수 없습니다.

심을만한 곳이라면 어디든 부지런히 씨를 뿌려야 많은 것을 거둡니다.

많이 심어야 많이 거두며, 좋은 씨를 뿌려야 좋은 것을 거둡니다.

좋은 종자는 그 씨앗을 구하기도 힘들고 값도 만만치 않으며, 돌보기도 까다롭습니다.

그러나 그 종자 값에 비할 수 없는 좋은 열매를 얻게 됩니다.

 

함께 자라는 잡초는 무성하나, 곡식은 미약하기만 합니다.

한 알의 밀알이 썩어져야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어둡고 찬 땅에서 수 많은 날을 지내며 자신이 죽는 희생을 겪으며 싹을 틔워냅니다.

선한 씨를 뿌리는 것도, 자신이 죽는 희생을 감수하며 훼방과 장애를 넘어서야 합니다.

 

민들레 씨앗이 바람에 날려 온 사방으로 퍼집니다.

우리가 뿌리는 복음의 씨앗도 온 천하 사방으로 퍼지게 될 것입니다.

때를 얻든지, 얻지 못하든지 항상 뿌리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이 씨를 뿌리나 싹이 돋고 자라며 열매를 맺게 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오늘, 미루거나 핑계하지 않고 열심히 뿌리기만 하는 것입니다.

그 나머지 일들은 하느님 차례입니다.

예수님께서 2000년 전에 뿌리신 복음의 씨앗이 수 많은 세월동안 결실을 맺어왔고, 오늘날에도 싹이 돋고 열매를 맺고 온 세상에 복음이 전하여졌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뿌린 오늘의 수고는 천국에서 그 결실의 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의 좋은 씨앗 값-, 만만치는 않으나, 그 상, 또한 만만치 않은 것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뿌린 복음의 씨앗-, 기쁨으로 단을 안고 돌아오게 합니다.

07년 1월 14일 22시 3분 5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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