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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의 길을 가려면. - 집주인의 아량에 맡겨야한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26 조회수795 추천수2 반대(0) 신고

 

<선교의 길을 가려면.> - 집주인의 아량에 맡겨야한다.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0,1-9)



  선교여행길은 외로운 길입니다. 무엇보다 여행의 각박함과 굶주림과 추위를 견뎌내야 합니다. 그 고난을 회피하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사람이라면 당연합니다. 그러나 미리 대비한다고 해서 없어질 일도 아닙니다. 처음부터 그 미련을 버려야합니다. 오로지 그들을  맞아들이는 사람의 아량에 의존해야합니다.


  세계 오지여행을 다녔던 한비야씨는 한 인터뷰에서 여자 혼자 다니는 여행이 더 유리한 점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오지에서 주민들이 안심하고 집에 받아 주었으며, 그 집 주방에 들어가 같이 일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여자라서 경계심보다 측은하고 호기심을 더 불러 일으켜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귀중한 오지여행에서 받은 사랑의 체험 이후에 월드 비전이라는 구호단체에서 가난과 기아와 질병과 전쟁으로 고통 받는 이를 위해 일하게 됩니다. 언제나 주님께 기도하며 다니는 그녀의 길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로마서 13장 8절 “사랑도 빚이니 사랑 외에는 빚을 지지 말라. 사랑의 빚을 갚는 것이 율법의 완성이다.” 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선교여행은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베풀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사랑을 베풀 기회를 주러 가는 길입니다. 그들이 베푸는 사랑이 보잘것없이 작더라도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여야합니다. 그러기에 처음 들어간 집에서 계속 머물러야 합니다. 그 집에 평화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나그네에게 기꺼이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라면 주님께서 주시는 선물인 평화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라슈르 공동체를 세워 정신지체 장애인들과 함께 살고 있는 장 바니에는 “봉사의 스캔들”이라는 책에서 봉사자는 베푸는 마음조차 잊을 것을 강조합니다. 겉옷을 벗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는 예수님의 행동을 예를 듭니다. 겉옷은 신분과 명예의 상징입니다. 도움을 베푼다는 알량한 자존심을 버리라는 요구입니다. 자신을 알리고 명예를 자랑하려는 욕구로 가득한 마음을 비워야 하는 것입니다.

  장 바니에는 봉사가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가장 연약한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치부를 들어내 그 상처를 치유 받는 기회라고 말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가시려는 길에 앞서 길을 마련하고 곧게 내어야 했습니다. 그 일을 위해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처럼 일흔두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수확할 일꾼들을 보낸 것입니다. 그 길은 쉬운 길이 아닙니다.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리 떼 가운데 힘없는 양처럼 목숨을 잃더라도 정당방위마저 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정당방위라도 폭력을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평화의 주님께서 가시는 길을 방심으로 인해 폭력으로 오염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오로지 믿을 것은 뜻을 같이 하는 선교여행의 동반자뿐입니다. 여행에서 오는 현실적 위험과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것을 줄이기 위해 주님께서는 둘씩 짝을 지워 보내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주님께로 향하는 순례길과 복음 선포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 길은 우리가 맡아야할 길입니다. 이 길에 비폭력과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만 필요합니다. 그 외의 것은 모두 벗어 던져야 합니다. 가식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것은 뜻을 같이하는 동반자와 기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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