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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기쁨으로 <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29 조회수590 추천수7 반대(0) 신고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기쁨으로

            마더 마리안느 콥의 여정

 

 

우리 주위에는 늘 소리 없이 조용한 영웅들이 있기 마련이다. 자폐증 자녀가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펼칠 수 있게 애쓰는 어머니, 치매를 앓고 있어서 혼자 힘으로 생활할 수 없는 까탈진 아내를 자상하게 돌보는 남편 등 우리 각자가 개인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혹은 우리가 아는 이들 가운데 그리스도를 사랑하게 됨으로써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사는 경우도 찾을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재능있는 과학자가 유수한 직장을 마다하고 빈민 지역의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을 선택하는 경우 같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영웅적인 모습은 종종 주목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이런 사람들을 두고 "창피한 일이다" 혹은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 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이런 사람들을 숨어서 겸손하게 봉사하는 일로 부르실 뿐만 아니라, 그 일에서 요구되는 일견 평범해 보이는 자질을 갖춰 주심으로써 그들을 준비시킨다. 마더 마리안느 콥의 삶도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어디서나 잃지 않는 즐거움

 

 

마더 마리안느는 어떤 분인가? 교회는 그분을 2005년에 '복자' 로 추대하였지만, 조용히 큰 일을 했던 이 여인은 아직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다면 역시 복자인 몰로카이의 다미안 신부는 어떠한가? 좀 더 친숙한 이름이지 않나? 다미안 신부가 나병으로 죽기 5개월 전에 마더 마리안느가 몰로카이 섬으로 왔고 그분이 하시던 일을 이어받아 자신의 인생을 헌신했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게 된다면, 이분에 대해 보다 선명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다미안 신부가 16년 동안 몰로카이 섬에서 살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마리안느는 쉰 살에 그곳에 가서 30년을 거기에서 살았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면, 우리는 그분이 지닌 용기와 인내, 그리고 사랑을 더 쉽게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더 마리안느를 누구보다 잘 알던 사람들은 그녀를 묘사하면서 '오기' 나 '근성' 같은 단어는 전혀 쓰지 않았다. 그보다는 , 늘 즐거움에 가득찬 그녀의 영혼과 외딴 곳에 피폐하게 버려진 사람들에게 아름다움과 희망을 가져다주는 능력에 감탄하곤 했다.

 

그녀의 지도신부인 프란시스 뉴바우어 신부는 1893년에 마더 마리안느에게 보낸 서신에서 그가 몰로카이 섬에서 지내는 동안 보았던 '우울한 분위기' 를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그곳은 확실히 사람들이 살맛나는 환경이 아니더군요. 삶은 너무 단조롭고, 기후는 사람을 침울하게 만들고....내가 본 바로는 당신만이 그 쾌활하고 명랑한 기질로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말과 행동으로 주변을 밝고 행복하게 만들고 있었어요."

 

 

  자라가는 인내심

 

 

마더 마리안느가 지닌 즐거움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어떻게 그녀는 주님 가까이에 머물 수 있었을까? 아쉽게도 우리는 그저 추측해 보는 수 밖에 없다. 매우 내성적인 성격이던 마리안느는 그녀가 사용한 의약품이나 기도 생활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그녀의 신앙을 위태롭게 했을 법한 도전과 유혹에 대해서도,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던 자신의 조카와 동료 수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내에 대해 조언하면서 약간의 암시를 남기기는 했지만, 그다지 많은 것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분의 일상에 관해 우리가 아는 바를 종합해 보면, 그분을 유명하게 만든 특유의 명랑함과 인내심을 그분은 언제 어떤 환경에서도 잃지 않고 꾸준히 길러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녀는 1838년에 바바라 쿱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고, 1840년에 부모와 함께 독일에서 이민 온 후 유티카에 정착했다. 정규 교육과정은 채 5년도 받지 못했으며,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십대에 이미 자신의 소명이 수도자로서의 삶임을 느꼈지만 성프란치스코 수녀회에 들어가기까지는 9년이라는 긴 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바바라는 그 당시 수도회의 모든 수녀들이 그러했듯이, 마리아라는 첫 번째 수도명과 안나라는 두 번째 수도명을 받았는데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마리안느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편 그녀의 가족은 성을 미국식의 콥으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

 

젊은 마리안느 수녀는 탁월한 능력을 인정 받으면서 교사활동에서 병원 업무, 행정까지 점점, 더 큰 책임을 맡게 되었다. 그녀는 사람들을 깊이 사랑하는데다 모든 환자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그녀가 일하던 병원에서 곧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 이 글을 쓴 질 버튼은 미국 인디애나주 사우스 벤드에 살고 있다.

 

 

                         <말씀지기의 '내안의 말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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