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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방황하는 사람들 --- 2007.1.29 연중 제4주간 월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29 조회수733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1.29 연중 제4주간 월요일

                                                      

히브11,32-40 마르5,1-20

                                                        

 

 

 

 

방황하는 사람들

 



오늘 복음 독서 중 후반부의 두 말마디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마귀가 들렸던 사람이

  옷을 입고 제정신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집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

  주님께서 너에게 해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모두 알려라.”


어떤 이유로든 제정신을 잃고

가족을 떠나 제멋대로 미쳐 사는 이들 얼마나 많겠는지요?

 

오늘 복음의 더러운 영에 들린 사람, 우리 모두의 가능성입니다.

정작 무서운 것은 육신의 병이 아니라 마음병, 정신병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심오하고 복잡한 존재인지,

또 얼마나 허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저는 오늘 복음의 ‘무덤에서 배회하는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을 통해

고립 단절된 영혼들이 얼마나 처참하게 망가질 수 있는 지 묵상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가능성입니다.

다음 복음의 묘사가 너무 생생하여 실감이 납니다.


“그는 무덤에서 살았는데,

  어느 누구도 더 이상 그를 쇠사슬로 묶어 둘 수가 없었다.

  그는 쇠사슬도 끊고 족쇄도 부수어 버려 아무도 그를 휘어잡을 수 없었다.

  그는 밤낮으로 무덤과 산에서 소리를 지르고 돌로 제 몸을 치곤하였다.”


언뜻, 제정신을 잃고 흥분하여 큰 소리를 치며 화내는 순간도

이와 흡사하게 미친 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관계의 단절은 이토록 엄청난 결과를 초래합니다.

공동체로부터, 이웃으로부터 왕따 되어 고립 단절될 때

서서히 망가져가는 영혼이요 육신들입니다.


관계속의 인간입니다.

하느님이든, 사람들이든,

관계 안에서 인정받고 사랑받지 못하며,

사랑과 믿음의 표현이나 고백이 막혀버릴 때 미쳐버릴 수뿐이 없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관계가 차단되어 우울증과 정신분열로 시달리고 있는지요?


“네 이름이 무엇이냐?”


주님의 물음에


“제 이름은 군대입니다. 저희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고분고분히 대답하는 더러운 영입니다.

수많은 더러운 영들이 상징하는 바, 바로 심한 정신분열현상입니다.


유비무환입니다.

구마(驅魔)보다는 더러운 영들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믿음으로 영혼을 튼튼히 함이 훨씬 낫습니다.

 

마음이 갈라지면 어김없이 갈라진 틈새로 스며들어오는

더러운 영에 악한 생각들입니다.

 

믿음으로 마음을 모아야 순수한 마음에 튼튼한 영혼입니다.

이래서 하느님께 사랑과 믿음을 고백하는 마음으로

정성 가득 담아 소리 내어 노래로 바치는 공동성무일도의 시편기도가

그리도 좋은 것입니다.

 

함께 기도를 통해 사랑과 믿음을 표현해야

스트레스도 풀리고 자유로워지면서

하느님은 물론 형제들 상호간의 관계도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위의 더러운 영에 들린 자와 다음의 히브리서의 묘사의 대조가

퍽이나 흥미롭습니다.

 

전자가 하느님 없어 미친 사람이라면

후자는 하느님께 미친 믿음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궁핍과 고난과 학대를 겪으며

  양가죽이나 염소 가죽만 두른 채 돌아 다녔습니다.

  그들에게는 세상이 가치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광야와 산과 동굴과 땅굴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이들은 모두 믿음으로 인정을 받기는 하였지만

  약속된 것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외양상 둘 다 미친 사람들 같습니다.

방황할 수뿐이 없는 사람들이며,

문제는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 찾아 믿음으로 방황하는가,

하느님 밖에서 믿음 없이 방황하는가 하는 차이입니다.


매일 미사 은총으로

주님은 우리에게 부족한 믿음을 도와주시어

좋은 관계 속에서 튼튼한 영혼으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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