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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라테라노 대성전 (성전의 참의미) . . . [류해욱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30 조회수813 추천수7 반대(0) 신고

 

 

- 로마에 있는 라테라노 대성전 -

 

 

 

라테라노 대성전은

현재의 성 베드로 대성당이 서기까지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성당으로

모든 성당들의 어머니였던 이곳은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요,

로마의 주교좌 성당(Cathedrale)이기도 합니다.

오늘 대성전 봉헌 축일을 맞아

성전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과연 어떤 성전을 바라실까요?

웅장하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물일까요?

 

예루살렘의 대성전은 참으로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이었답니다.

흰 대리석으로 지어진 성전의 중앙에는 이스라엘의 번영을 상징하는

순금으로 만든 포도덩굴이 만들어져 있었고

건축미가 뛰어난 참으로 아름다운 성전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아름다운 성전도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70년 로마의 공격에 의해

완전 파괴되고 말았지요.


라테라노 대성전이나, 베드로 대성당도

예루살렘의 대성전 못지않게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보시며 함축적으로

당신 몸이 바로 성전이라고 하신 주님께서는

아름다운 건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아름다운 마음이 성전이 되기를 바라실 것입니다.


교회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두 이미지가

‘그리스도의 몸’과 ‘하느님의 백성’입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이 한 몸을 이루는 공동체가

바로 하느님의 진정한 의미의 교회이며 성전입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성전 앞에서 자선을 청하는 앉은뱅이가 된 사람에게

베드로가 말합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사도 3, 6-7)

 

그러면서 그의 오른 손을 잡아 일으키자

앉은뱅이였던 사람이 걷게 됩니다.

 

어느 날

베드로 대성전을 완성한 어느 교황이

영적 지도 신부인 어느 예수회 신부와 옥상을 거닐게 되었는데

교황이 화려하게 지어진 대성전을 바라보고

흐뭇하게 생각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첫 베드로는 은과 금이 없었지만,
지금 교황은

 이렇게 은과 금으로 꾸며진 아름다운 성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그의 영적 지도 신부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분명히 지금의 베드로는 은과 금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첫 베드로처럼 앉은뱅이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오늘 독서인 에제키엘 예언서에서는
환시를 통해

성전은 바로 생명의 물이 흘러나오는 곳이라고 들려줍니다.

성전에서 흘러나온 물이 모든 생명을 되살아나게 합니다.

 

흘러나갈 때에는 거기 생명이 살아나가게 되지만,

흘러들어오기만 하면 거기에는 생명이 살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 사해가 왜 사해가 되었는지 아시지요?

모든 물이 사해로 흘러들어오지만

아무 곳으로도 흘러나갈 수 없기 때문이지요.

사해는 받기만 하고 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우리에게 극명하게 보여 주는 상징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자들에게 봉헌금이나 헌금, 건축기금 등을 받아서

건물만 아름답게 짓고

가난한 사람들이나 장애인이나 노인들을 소외시킨다면

생명의 물을 나누어주는 참 성전의 역할을 할 수가 없지요.


저는 며칠 전에,

6년 전 쯤 서울의 어느 큰 본당의 총회장을 하셨던 이모부님이

나누어 주신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본당의 성당 건물을 짓느라고 빚이 많이 있었는데

신자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빚을 갚을 수가 있게 되었답니다.

이모부님은

본당의 총회장으로서 빚을 갚을 수 있게 된 것이 무척 기뻤는데,

본당 신부님이 빚을 갚지 못하게 하셨답니다.

 

빚을 갚으면 교구에 할당금이 더 많아진다고...

빚을 갚지 말고

오히려 더 많은 빚을 내어

성당 옆에 있는 연립주택 건물을 사서

다용도실로 개조하도록 하셨답니다.

 

참으로 놀랍고 통탄할 일이 아닙니까?


오늘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을 맞으면서

성전의 참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됩니다.

교회는 단순히 건물이 아닙니다.

생명의 물을 주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병들고 가난하고 지친 사람들을 보듬고

그들의 영혼의 쉼터가 되어주는

진정한 나눔과 섬김의 교회만이

생명의 물이 나오는 거룩한 곳이 될 수 있습니다.

 

 

 

- 라테라노 대성전의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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