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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칭찬은 '아이들도' 춤추게 한다 ㅣ윤병훈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31 조회수731 추천수10 반대(0) 신고

     

 

 

 

              칭찬은 '아이들도' 춤추게 한다

 

   매년 12월6일 성 니콜라오 축일이 되면, 신부인 내가 하루 주교가 되곤 한다. 그날은 나도 왠지 기분이 좋다. 제의에 관을 쓰고 목장을 잡고는 학생들을 찾아간다. 학생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와와" 소리를 지르고 이내 웃음을 터트린다. 착한 일을 많이 한 기숙사실 부터 푸짐한 선물을 주는데, 구성원들에게 일일이 칭찬을 하지만 고쳐야 할 점도 빼놓지 않고 지적한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이날은 모두에게 기분 좋은 날이다.


   선물이 푸짐해서일까, 예외 없이 다들 참석을 한다. 선물을 나눠줄 때 칭찬거리가 많으면 서로가 편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면 서로가 멋쩍고 곤혹스러워진다. 폭력문제로 장기간 귀가조치를 당하고 금연 프로그램을 마친 뒤 또 다시 흡연을 해 벌칙으로 귀가조치 당하는 등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바람에 벌이 누적되는 학생들이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나쁜 응어리를 제거해줄 생각으로 책임을 묻고 귀가조치나 교내 봉사활동을 지시하는데 툭하면 걸려들어 머리를 긁적이는 학생들을 본다. 니콜라오 축일엔 벌칙으로 시달림을 받은 학생들은 우울하게 구석에 박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을 위해 어른들은 칭찬거리를 찾아내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번 축일에 몇몇 학생을 묘사해서 아이들 관심을 끌어냈다. "이번에는 귀가조치가 최다임에도 굴하지 않고 책임을 성실히 마치고 학교에 당당히 서 있는 그 학생을 칭찬합니다." 하며 침울하게 앉자 있던 학생을 호명하니 그 학생은 뜻밖이라는 듯한 표정이면서도 환하게 웃으며 앞으로 나온다.


   어려움 중에도 잘못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공동체 안에 건강하게 서 있었다고 칭찬하며 모든 학생들에게 격려 박수를 주문하고 '양업 불굴의 상'이라는 선물을 줬다. 함께한 모든 학생들도 감격해 일제히 격려 박수를 보냈다. 나는 그 학생을 포옹해 주며 "어려움 중에도 잘 해냈어"하며 선물꾸러미를 건넸다.


   또 다른 상으로는 '양업 노력상'이 있다. 이 상은 귀가조치를 단시일 내에 최다로 기록한 학생에게 돌아가는 상이다. 이 학생에게도 용기를 주고 동료 학생들의 따뜻한 관심을 유도해냈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말처럼 학생들을 향한 칭찬이 생명이 돼 훈훈하고 따스한 성 니콜라오 축일 행사를 만들어낸다. 학교 수녀님들과 산책을 하며 얼마 전에 있었던 축일 이야기를 꺼냈다. "신부님, 그 날 축일행사는 만점입니다. 저희는 그들에게서 밝게 솟아오르는 생명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내 마음에도 생명력이 움터왔다. 10년이나 계속해 온 성 니콜라오 축일 행사가 갈수록 '업(up)'돼 가는 느낌이다.


                  ▒ 윤병훈 신부(청주교구 양업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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