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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제27회.신부님, 불이 났어요.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31 조회수540 추천수7 반대(0) 신고

                                      [현 중림동 약현성당 전경. 좌측에 순교자 기념관 성당이 있슴.]

 

†♠~ 제27회.신부님, 불이 났어요.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 아래 약현성당 의 남녀 모든 교우들은 학교 운동장에 모여 운동회를 하였습니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노인들의 달리기 순서가 돌아오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모두 나와 달리기에 참여했습니다.

어떤 노인들은 달리다가 모자가 벗겨지거나 신발이 벗겨지면 되돌아와서 찾아 신고 다시 달렸습니다.

일등을 한 사람이나 꼴등을 한 사람이나 상은 모두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습니다.

어린이들의 순서에는 손님 찾기를 하였습니다.

어떤 아이는 선생님을,

어떤 아이는 할머니를,

어떤 아이는 수녀님이나 신부님을 목이 터져 라고 부르며 찾아다녔습니다.

“신부님! 신부님 어디 계세요!”

요셉 신부는 운동장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여기 ..여기 있다! 여기...이쪽으로....”

소녀는 기쁜 듯이 씩씩대며 환한 얼굴로 요셉신부의 손을 잡고 뛰었습니다.

소녀의 걸음과 요셉 신부의 걸음이 맞지 않아 소녀는 넘어질 뻔했습니다.

“내 등에 업혀라. 어서~!”

“신부님, 저 무거울 텐데요.”

“아 글쎄 얼른 업히라니까~!”

 요셉 신부는 소녀를 들춰 업고 있는 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와아! 나를 업으셨는데도 되게 잘 뛰신다.

 신부님, 저 무겁죠?

신부님, 우리가 일등이에요.”

요셉 신부가 아이를 업고 제일 먼저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일등 했어요. 신부님!”

“그렇구나. 너 상 타면 신부님하고 나눠야 한다.”

“네, 그럴게요. 신부님.”

얼마 후 소녀가 본부석으로 요셉 신부를 찾아왔습니다.

“신부님, 상을 나눠 가져야 할 텐데 상이 하나 밖에 없으니 이걸 어떻게 나누면 될까요?”

“으응, 그러니? 그러면 너 다가져라.

 그 대신에 주일학교 교리 공부 잘 해야 된다.”

“네, 신부님.”

소녀는 좋아서 입이 귀에 걸려 돌아섰습니다.

마지막 릴레이 경기에서 백군이 청군보다 훨씬 앞서 달리기에 이길 줄 알았는데 거의 다 와서 백군 선수가 넘어지는 바람에 청군이 승리하였습니다.

공굴리기, 기마전, 줄다리기 등을 무사히 마치고 운동회가 모두 끝이 나게 되었습니다.

이 하루의 행사를 갖기 위해 요셉 신부를 비롯한 각 단체의 간부들은 몇 달 전부터 준비를 해왔던 것입니다.

지칠 대로 지친 요셉 신부는 잠자리에 눕자 사제관이 떠나갈듯이 코를 골았습니다.


이승인지 저승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깊은 잠 속에 빠진 요셉 신부를 흔들어 깨우는 이가 있었습니다.

“요셉 신부님, 요셉 신부님, 어서 일어나세요.

 종부가 났습니다. 종부가 났어요.”

“무엇이? 불이 났다구?”

요셉 신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습니다.

“아닙니다, 불이 아니 구요. 종부가 났다 구요. 매우 위급한 상황이라....”

연령회 회장은 송구스러운 표정으로 요셉 신부를 바라보았습니다.

“지금 몇 시나 됐나요?”

“예, 지금 새벽 두 시쯤 됐습니다.”

시월 하순의 새벽 밤길은 제법 차가웠습니다.

쥐 죽은 듯이 고요한 밤길에 요셉 신부와 연령회장, 두 사람의 발자국 소리만이 뚜벅뚜벅 밤의 정적을 울렸습니다.

환자는 폐병 말기로 임종 직전이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냉담한 채 살아오다가 병이 들어 영영 일어날 수 없게 되자 마지막으로 하느님을 찾은 것입니다.

환자는 잘못 살아온 지난날을 참회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병자성사를 주기 위해 회장은 두 개의 양초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양초에 불을 붙이고 던져 버린 성냥개비가 불이 채 꺼지지 않았던지 종이 나부랭이에 떨어져 불이 붙었습니다.

불길은 금방 솟아올랐습니다.

“아앗! 불이 붙었다. 신부님 불이 났어요. 불,불....불이야~! 불..”

방 안에는 금방 연기가 자욱해졌습니다.

주위에 있던 네 사람이 달려들어 불길을 잡았습니다.

하마터면 환자가 성사도 못 보고 세상을 하직할 뻔했는데, 하느님께서는 환자를 무척 사랑하셨나 봅니다.

환자는 십자고상을 손에 쥐고 한 손으로는 요셉 신부의 손을 꼭 잡고 꺼져 가는 촛불처럼 푹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한 생명을 회개시켜 세상을 떠나보내고,

요셉 신부는 새벽 여섯 시가 다 되어 사제관으로 돌아 왔습니다..........♣~.  

 

..............[제28회. 오르간에 절을 하다. 로 이어 집니다.]

 

     [주님을 따르려 모여있는 우리:성가 455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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