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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복음묵상] 사심(私心)없는 청정한 마음으로ㅣ박상대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1 조회수688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7년 2월 1일 연중 제4주간 목요일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불러

둘씩 짝지어 파견하셨다. (마르코 6,7)


Jesus summoned the Twelve

and began to send them out two by two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뽑으시어 여러 마을로 파견하시며 복음을 전하라고 명하신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도우심을 믿고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

 

사심(私心)없는 청정한 마음으로...†


 

   모처럼 찾아간 고향에서 푸대접을 받았다 하여 기(氣)가 꺾으실 예수님이 아니시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고향방문과 나자렛 사람들의 불신(不信)을 뒤로 한 채 예수님의 복음선포는 오늘도 계속된다. 오늘은 예수께서 친히 뽑아 내세우시고 가르치시고 돌보아오신 12명의 제자들을 둘씩 짝지어 파견하신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뽑아 세우신 것은 그들로 학교나 수도원을 꾸려가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들로 하여금 당신처럼 사람들에게 다가가 복음을 선포하고 더러운 악령들을 쫓아내고 병자들을 고쳐주며 도래한 하느님나라를 실현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세상에 보내시는 것이다.

 

   이에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이에 마땅한 능력을 주신 것과 그들에게 훈시한 여장규칙과 선교방법을 전해주고 있으며, 마지막에 가서 파견된 제자들의 활동상을 들려준다.

12제자의 파견사실과 여장규칙 및 선교방법에 대해서는 공관복음 모두가 전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마태 10,1.5-10; 루가 9,1-6) 마태오는 따로 편집한 파견설교(10장)를 조직적으로 꾸미기 위해 파견사실과 12제자의 명단을 서두에 배치하였다.

 

   루가복음의 여장규칙과 오늘 마르코복음의 여장규칙을 비교하면 흥미로운 차이점이 발견된다. 마르코는 전교여행 중에 지팡이와 신발을 허용하고 있는 반면, 루가는 이를 금하고 있다. 루가는 마르코의 원전을 옮겨 쓰면서 지팡이의 휴대를 금하고 있으며, 신발 이야기는 아예 삭제해 버렸다. 마르코와 루가는 둘 다 자루, 먹을 것, 돈, 그리고 두 벌의 속옷 휴대를 금하고 있다.

 

   선교사의 생명과도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이런 것들을 휴대하지 말라니 예수님의 의도는 무엇이겠는가? 아무 것도 지니지 말고, 즉 있는 그대로 가라는 것이다. 하느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는 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철저하게 하느님의 보살핌과 안배에 의탁하라는 뜻이다.

 

   예수님 당대의 사람들이 여행을 다닐 때의 모습을 한번 그려보자. 사람들은 키톤(chiton)이라는 속옷(루가 3,11)을 입었는데, 이는 머리와 양팔만 들어가는 긴 부대와 같은 옷으로서 한 장의 천을 접어 한쪽만을 바늘로 꿰맨 것도 있고, 혼솔 없이 통으로 짠(요한 19,23) 것도 있었다. 그 위에 히마티온(himation)을 입었다. 이는 상의의 겉옷(루가 6,29)으로 보통 두 장의 천으로 체격보다 크게 만들어 머리 위에 올려 입기도 하고 어깨에 걸쳐 입기도 하였다. 밤에는 이 겉옷이 바로 모포가 된다. 허리춤에는 띠를 매는데 이는 체격보다 큰 겉옷이 끌리지 않게 하여 행동을 용이하게 한다. 그 띠에 전대를 매달아 돈이나 귀중품을 넣었다.

 

   머리에는 강한 햇빛에 머리와 얼굴을 보호해 줄 수건을 둘렀고, 발에는 돌길과 험한 길로부터 발을 보호해 줄 신발을 신었다. 이 신발은 가죽으로 만든 카르파티나(carpatina)라는 것인데 신발바닥 양쪽에 가죽끈을 달아 발목에 매어 신고 다녔다. 어깨에는 주머니를 매고, 손에는 통상 지팡이를 짚고 있다. 주머니에는 하루나 이틀의 양식이 될 빵과 건포도, 올리브와 치즈 등이 들어있을 것이고, 지팡이는 맹수나, 뱀, 강도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였다. 물론 이런 것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때에 따라 더 가지고 다닐 수도 있고 덜 가지고 다닐 수도 있다.

   먹을 것도 자루도 돈도 속옷 두벌도 안 된다. 있는 그대로 제자들은 예수님 곁을 떠나야 한다. 선교는 여행이 아니다. 물론 다시 돌아와 스승이신 예수께 활동보고를 드려야겠지만, 언젠가는 돌아와도 그분이 계시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예수님의 훈시에 따라 그분이 명하시는 대로, 지금껏 스승의 동반자와 증인으로 보고들은 것을 세상에 가져다주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런 사심(私心)없는 청정(淸淨)한 마음으로 말이다

- 박상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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