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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제28회. 오르간에 절을 하다.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1 조회수775 추천수15 반대(0) 신고

 

                                     [중림동 약현성당 의 설경:  박태남 사무장님 작품을....]

                                                                  

 

♠~ 제28회. 오르간에 절을 하다.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림동 약현성당 에서 시집살이를 하던 요셉 신부는 혜화동 성당 3대 주임신부로 부임[1936년 5월 10일] 하였습니다.

요셉 신부는 교우들 각각의 이름을 기억하면서 그들이 맡은 직책이나 활동에도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재치 있는 유머로 교우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른 새벽 불도 켜지 않은 성당에 일찍 오셔서 미사 시간을 기다리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할머니의 세례명은 마리아였습니다.

마리아 할머니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마리아 할머니는 글을 모르는 문맹인 이었으나 기억력이 좋아

두꺼운 공과 책[미사 책] 한 권을 모두 외우고 계셨습니다.

그래도 마리아 할머니는 항상 책을 들여다보시며 미사를 드렸습니다.

글을 아는 교우들은 더듬거려도 마리아 할머니는 오히려 정확한 발음으로 기도문을 외우셨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자랑스러운 듯이 공과 책을 옆에 끼고 다녔습니다.

어느 때는 책이 거꾸로 놓여 있는 것을 옆 사람이 바로 잡아 줄 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마리아 할머니가 요셉 신부를 찾아와 눈물을 훌쩍이며 신세타령을 하셨습니다.

“신부님, 제가 비록 까막눈이라 글은 모르지만 그래도 책을 옆에 끼고 다니면 마음이 든든하고 귀로 들려오는 기도문을 더 잘 외울 수가 있는데, 오늘 우리 며느리가 책과 십자고상을 아궁이에 넣어 불태워 버렸으니 저는 이제 끼고 다닐 책이 없어졌습니다.

책이 없으면 저는 팔이나 다리를 잃은 것보다 더 허전하고 쓸쓸합니다.“

“며느리가 왜 책을 아궁이에 넣었습니까?”

“우리 아들과 며느리는 제가 성당에 다니는 것을 싫어합니다.

 책이 아궁이에 들어 간 것이 벌써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책을 어렵게 마련하곤 했는데 또 이렇게 되고 보니....

 죽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할머니, 제가 책을 사드리겠습니다.”

“신부님이 무슨 돈이 있어 책을 사주시겠습니까?

 저는 다만 우리 아들과 며느리가 원망스러워서 신세 한탄한 것뿐입니다.”

“할머니, 제가 책을 사드리면 집에 가져가지 마시고 미사가 끝나면 오르간    밑에 넣어 두셨다가 성당에 오실 때마다 꺼내서 보시면 어떨까요?”

“그거 참 좋은 생각이시네요, 신부님.”

요셉 신부는 할머니에게 공과 책 한 권을 사드렸습니다.

그때부터 마리아 할머니는 오르간에 대고 매일 절을 해야 했습니다.

성당에 오시면 책을 꺼내기 위해 오르간 앞에 엎드리고 미사가 끝나면 책을 넣기 위해 또 오르간 앞에서 엎드리게 되니 절 아닌 절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어느덧 성탄이 다가왔습니다.

24일과 25일을 가르는 자정미사의 종소리가 천지를 울렸습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가득 찬 성당에서 아기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한 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각자가 준비한 마음의 그릇에 따라 은총을 받는 이 자정미사에서 마리아 할머니도 기쁜 마음으로 어기 예수님을 맞이하였습니다.

다음 날,

성탄절 낮 시간에 마리아 할머니는 사제관 문을 두드렸습니다.

“할머니, 웬일이세요.

 며느리가 또 무어라고 합디까?“

“아니에요. 그게 아니고요. 신부님께 제 눈을 보여드리려고요.

 신부님, 제 눈 좀 보셔요.“

마리아 할머니는 싱글벙글 웃으며 주름진 얼굴을 요셉 신부에게 가까이 내밀었습니다.

“제가 눈이 나았습니다.

 이것 보세요. 제 왼쪽 눈이 잘 보입니다.“

“할머니, 어떻게 된 겁니까?”

“성탄 날 밤 미사 때 영성체를 하고 제자리로 돌아올 때 갑자기 눈이 환해   지면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자! 보세요. 제 눈을요.“

“할머니께서 눈을 보게 해 달라고 기도를 많이 하셨군요.”

“그럼요. 성당에 들어갈 때나 나갈 때나 성수를 찍어서 왼쪽 눈에 십자를 그   으면서 죽기 전에 밝은 천지를 두 눈으로 보다가 죽게 해주십시오. 하고 늘   기도했지요.

 성탄 때 오시는 아기 예수님께 기도하면 잘 들어 주신다는 얘기를 듣고 어   제 성탄미사 때도 이 불쌍한 늙은 것의 소원을 성취시켜 주십사 하고 기도   했지요.“

마리아 할머니는 30여 년간이나 왼쪽 눈이 보이지 않은 상태로 살아왔는데, 아기 예수님 오시는 날 자정미사 때 할머니의 눈이 보이게 되었다고 기뻐했습니다.,,,,,,,,,,.....♣~.  

..............[제29회. 지성인들의 모임으로 이어 집니다.]



             

 

 

 

 

  [ 사랑의 종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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