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기다림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2 조회수638 추천수5 반대(0) 신고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루카 2,22-40)



<기다림>


아들아,

네가 지상에서 숨을 마치기 직전에

나를 본 것은 네게는 행운이다.


네 선조 중에 그렇게 애타게 기다렸건만

나를 보고 생을 마친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모두 꿈꾸기만 하였다.


그러나 아들아,

내가 네 앞에 모습을 보이기 위해

기다린 시간에 비하면

한 생애를 기다린다하여도 아무것도 아니다.


네가 네 어미의 태에서

착상도 하기 전에

나는 너를 기다렸다.

네 에비의 정자가 생기기도 전에

나는 아버지의 손만 주시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더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네가 편히 눈감은 뒤에도

나는 또 다른 기다림을 위해

나자렛으로 숨어 들어간다.


나의 독방에서

너희의 말을 배우기 위해

너희의 율법과 관습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너희가 흘리는 땀내음을 알기 위해

나는 침묵의 장소로 찾아간다.


그리고 아들아

내가 너에게 웅변하는 시간이

내 지상 생활의 10 분의 1이라는 것

그마저도 기도와 묵상으로 보냈다는 것

놓치지 마라.


네가 지금 내 앞에 나와 나누는

이 짧은 대화를 위해

나는 저 우주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너를 기다리고 있었느니라.

나의 사랑하는 아들아.

 

너는 이제 나의 목소리를

나의 얼굴을 잊지 못할 것이나

다시 보기까지

또 다른 침묵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문에 서 있다.

 

들어간 자만 알 수 있는

기다림의 신비를 오늘,

네게 선물로 주겠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아.

 

 

흐르는곡은 'Michael Hoppe' 의  'Belo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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