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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08) 착한 신부 되게 해주세요 / 김충수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3 조회수730 추천수3 반대(0) 신고

 

 

2월 첫째주 연중 제5주일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5,1-11)

 

 

 

              착한 신부 되게 해주세요

 

 

                                          글쓴이 : 여의도성당 김충수 신부님

 

시골 국민학교에서 공부를 못하는 편이었던 나로서는 소신학교 입학시험 자체가 무리였다. 그런데 나는 무슨 배짱이었는지 아무런 부담도 걱정도 없이 시험을 치렀다.

부모님의 기도와 꼭 신부가 되겠다는 철부지 어린아이의 믿음 덕분이었는지 합격을 했다.

 

그러나 대신학생 시절이 끝날 때까지,

그러니까 신부가 되기직전까지

나는 항상 '퇴학보류 처분' 에 억눌려 지냈다.

 

하나둘씩 퇴학당하는 동창들을 위로할 때마다 그 친구들은 으레

"괜찮아, 너도 곧 나올 텐데 뭘" 하고 말했다.

소신학교 입학 동기생 52명 중 신부가 된 사람은 세 명뿐이었다.

 

그 좁고 좁은 문을 내 힘으로 통과한 것일까?

나는 친구들보다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었고,

품행이 방정하지도 않았으며,

성덕이 큰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신학교 생활 15년 동안 단 하루도

 

"착한 신부 되게 해주세요."

 

하는 기도를 빠뜨린 적이 없다.

 

 

밤새도록 고기를 한 마리도 못잡은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다른 곳으로 가서 그물을 쳐보라고 하신다.

평생 고기잡이를 해온 베드로에게 말이다.

공자 앞에서 문자를 쓴 셈인데 그러나 결과는 놀라웠다.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고기가 잡힌 것이다.

 

베드로는 놀라서 무릎을 꿇고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라고 황망하게 말한다.

하느님 앞에서 누구나 어리석고 부족한 죄인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하느님은 식자, 무식자, 부자, 빈자, 양반, 상인, 선인, 죄인을 가리지 않으시고 누구나 다 당신의 사도로 부르시며  성화(聖化)시키신다.

이 부르심에는 아무도 예외가 될 수 없고, 아무도 핑계를 대서는 안된다.

 

이사야 예언자처럼 '입술이 더러우면' 뜨거운 불덩어리로 입술을 정화해주실 것이고, 바오로 사도처럼 자기를 박해하는 사람이면 말에서 떨어뜨려 정신을 차리게 하실 것이며, 베드로와 같이 무식한 어부라면 사람 낚는 훌륭한 어부로 바꿔놓으실 것이다.

그러니까 하느님 앞에서는 아무도

 

"나는 죄인이고, 무식하고, 배은망덕한 사람"

 

이라고 꽁무니를 빼도 안될 뿐 아니라 뺄 수 있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더더구나

 

"나 같이 유식하고, 점잖고, 바쁜 사람이...... 어떻게 선교활동을 한단 말인가?"

 

하는 말은 감히 하느님 앞에 내놓을 말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어떠한 모양으로든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베드로 사도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이웃에게 그 말씀을 전하며 사는지 생각해보자!

 

 

            출처 : 가톨릭 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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