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
레오나르도
톡 쏘는듯한 바람 상큼한 섯달
화난듯 노여운듯한 날씨
하늘 이고 선 산으로 갔어요
힌 구름 여유로운데
군데군데 하얀 눈마당 저기는 응달이라서
해 외면한거겠죠
그럼에도 봄이 기웃거렸나 봅니다
어떤 깊은 골에는
가을 외는 곰팡내 시큼하고
해 비껴드는 그늘
파릇한 난초 인동한 초연함으로
고고한 자태 해 앉고
보는이 없어도 꽃 벙글고 있었어요
솔잎 이불 밑
향기 홀로 뱉으며 산을 외워싸고 있었네요
발을 묶는 푸름이 어머니 닮았어요
난초, 어머니, 나, 우리함께 하루를 모두 보냈어도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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