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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제 33회. 종의 수난.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7 조회수802 추천수14 반대(0) 신고

[혜화동 본당에서 어머니 유동옥 여사와..]

 

†♠~ 제 33회. 종의 수난.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셉 신부는 신의주성당 주임[1941년]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대동아전쟁은 불길같이 남태평양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일본은 무기를 만들기 위해 고철수집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교회에서는 종을, 가정에서는 놋으로 된 것이라면 요강, 밥그릇, 숟가락 몽당이까지 모두 헌납하라며 강제 수집에 나섰습니다.

“아이고, 나리 밥그릇, 아니 숟가락만이라도 남겨 놓고 가십시오.

 몽땅 다 가져가시면 우린 무엇으로 밥을 먹습니까요?”

“대 일본 제국의 황국신민이 되려면 협조해야 하므니다.”

“그렇다면 대 일본 제국의 황국신민으로서 야만인처럼 밥을 손으로 먹어서야 되겠습니까? 숟가락만이라도 남겨 놓고 가십시오."

일본 헌병들은 부잣집이건 가난한 집이건 놋으로 된 물건들은 모조리 가져갔습니다.

“할머니, 요강을 가져갔으니 오늘 밤엔 어디다가 오줌을 누지?”

“요강이 문제냐? 내일이 할아버지 제삿날인데 젯밥 떠 놓을 제기를 몽땅 가   져갔으니 큰일 났구나!”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던 여름날, 요셉 신부가 부채질로 땀을 식히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네, 신의주성당 사제관입니다.”

“여기는 경찰서 고등계인데 상의할 것이 있으니 잠깐 다녀가시오.”

경찰서 고등계라는 말만 들어도 요셉 신부는 몸서리가 났습니다.

“또 무슨 트집을 잡으려고 오라 가라 들먹거리나!”

요셉 신부는 영문도 모른 채 경찰서로 갔습니다.

고등계 주임은 호랑이 같은 인상으로 요셉 신부를 맞아 주었습니다.

“다른 교회에서는 모두 종을 헌납하였는데 신의주 성당에서는 왜 아직도 종을 헌납하지 않스므니까? 속히 헌납하시오.”

느닷없이 성당 종을 헌납하라는 청천에 벽력같은 말을 듣자 요셉 신부는 갑자기 앞이 캄캄하였습니다.

요셉 신부는 태연한 척 가볍게 웃으며 천천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주임 형사에게 한 개를 권하고 자신도 한 개를 꺼내 입에 물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성냥을 꺼내서 주임 형사에게 불을 붙여주고 자신이 물고 있는 담배에도 불을 붙이고 나서 한 모금 연기를 내뿜으며 고등계 주임형사를 어떻게 설득시켜야 할지, 마음은 바쁘고 초조하게 고민하였습니다.

“일본 황국 신민으로서, 더욱이 사상을 다루는 고등계 주임 입에서 이런 말   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요셉 신부의 말을 듣고 고등계 주임은 깜짝 놀라며 물었습니다.

“내가 한 말이 무엇이 잘못되었단 말 이므니까?”

“그래요! 일본 헌법에 무어라고 했지요?

 천황은 신성불가침이라 써 있지요?”

“그렇스므니다!”

“그러면 신성한 천황폐하가 신의주성당 종 하나를 헌납하지 않아서 소위 대   동아전쟁을 수행하지 못하겠다는 결론이 아니겠습니까?”

 법을 다루는 고등계 주임으로서,

 이런 말이 천황 폐하를 모독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요새 신문에도 났지만 영국군이나 미국군은 비행기에서 내려다보고 성당이 확실하면 폭격을 하지 않습니다.

신의주는 수풍댐이 있고 압록강 철교가 있는 국경 지대라 폭격을 피할 수 없는 요지입니다.

14만 인명을 대피시키는 이 종에는 당신 가족의 생명도 달려 있습니다.

이 종을 헌납해서 대포나 탄환을 꼭 만들어야겠다는 말씀입니까?“

요셉 신부의 말을 듣고 있는 동안 고등계 주임은 칠면조처럼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지며 연신 담배만 피워 댔습니다.

“과연 그렇군요.

 내가 천황 폐하께 죄를 지었스므니다.

 종은 헌납하지 않아도 좋스므니다. 돌아가십시오.“

“감사합니다. 그러나 내가 그냥가면 나중에라도 또 형사, 헌병대, 도청 경찰   부에서 나와 종을 헌납하지 않는다고 불평할 것입니다.

 이왕이면 당신이 성당 종에 대해서는 직접 고등계에 문의 하라는 성명을    신문에 발표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생각이오.! 오늘 중으로 그렇게 하겠소.”

“또 한 가지, 미안한 부탁이지만 성명을 내는 김에 종각과 종의 사진까지 찍어서 발표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오! 그렇게 합시다.”

요셉 신부가 고등계 주임과 만난 다음 날 석간신문에는,

‘국가 기밀에 관한 것이니,

 신의주 성당이 종을 헌납하지 않은 이유를 알고자 하는 자는

 신의주 경찰서로 오라.

 만일 직접 가서 신부를 괴롭히는 자가 있다면 단호히 조처 하겠다’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제 34회. 땅속에 묻어 두었던 태극기가 빛을 보다.로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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