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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들이 건강이라고 부르는 것이 병일 수 있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7 조회수533 추천수9 반대(0) 신고

 

 

<남들이 건강이라고 부르는 것이 병일 수 있다.>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그것이 마음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배 속으로 들어갔다가 뒷간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고 밝히신 것이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마르 7,14-23)



  세계사 책을 읽다보면 각 국가마다 어떤 특징이 있다는 것을 발견 합니다. 사상사만 보더라도 프랑스에서 계몽주의가 나오던 때에 영국에서는 경험주의 사상이 나오고  그 뒤에 독일에서는 관념주의가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으로 건너가면 실용주의 사상이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사상의 흐름도 각 민족성에 다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초기에 청교도 이민들이 세운 나라이기 때문에  청교도 정신과 실용주의가 결합하여 국민성이 근면하면서도 성공을 향해 달리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성공한 승리자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냅니다. 실패한 자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입니다.

  역대 대통령을 살펴보면 더욱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루즈벨트는 소아마비 장애인이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훌륭히 치렀고, 케네디도 젊고 미남 이미지에 성공한 엘리트 모습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소련과 氣 싸움에서 승리 했습니다. 레이건은 배우 출신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성공한 사람에다 맞추어 연임하는 영광을 받았으며 지금도 존경받는 대통령 축에 끼인답니다. 클린턴은 더 그렇습니다. 자수성가하여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는 여비서와 성추문을 갖고서도 그것이 성관계가 아니라 부적절한 관계였다고 오리발 내밉니다. 그가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데도 미국인들은 그의 가식적 언사를 묵인합니다. 왜냐하면 국민성이 성공한 자에게 관대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부자아빠 신드롬도 미국 문화의 무분별한 수입에서 비롯했습니다. 그 내용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성실함으로 부를 축척하는 패러다임은 이제 지나갔고, 남보다 반 발짝 앞서 가치를 창조하여 대중의 인기를 얻어 가치증대를 통해 부를 축적하자는 논리입니다. 땅 투기, 주식, 기업합병 등이 따지고 보면 모두 이런 논리입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보다 잘 포장하여 잘 팔리는 상품으로 만들어 가치 창조에 주안점을 둡니다. 미국인들은 종교마저도 이런 상품논리로 접근합니다. TV 설교가들이 그럴듯한 설교로 막대한 헌금을 거두며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모토는 “나는 ~를 생산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입니다.


  지금 온 세계는 미국의 일방적 패권주의를 싫어하면서도 성공 신드롬을 닮으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좀 더 심한 편입니다. 성공지상 주의가 지니는 어두운 면을 살펴보려 하지도 않고 받아들입니다. 그 이면에는 실패를 경멸하는 심정이 담겨 있습니다. 실패한 사람들은 동정을 받을 가치조차 없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실패를 인정하기보다 타인을 공격합니다.(이라크 침공 등등)

  성공했지만 성숙치 못한 자들은 매사에 피상적으로 삽니다. 가족생활은 위험에 빠지고, 사치와 값싼 향락에 탐욕부리고, 나이든 사람을 경멸하고, 젊음을 찬양합니다. 그러면서도 죄의식은 줄어듭니다. 우리 사회도 점점 이런 데로 빠져듭니다.


  남들이 모두 건강이라 부르는 것이 병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는 매우 어려운 법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유대인들이 음식을 가지고 부정하다고 여기는 것을 풍자적인 경구로 지적하십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지닌 병든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더 사람을 더럽힌다고 말씀하십니다. 교부들은 그 죄를 칠죄종이라고 이름 붙여 설명합니다. 분노, 교만, 질투, 인색, 탐욕, 음욕, 나태가 그것입니다. 인간들이 빠지기 쉬운 죄의 경향을 교훈적으로 나열한 것입니다.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면 예수님께서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저지르는 죄까지 살펴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빠져있는 문화가 강요하는 가치관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롭고 건강하며 전체를 통찰할 수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라고 요청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실패를 통해서 궁극적인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입니다. 성공을 바라는 자들은 십자가의 참된 의미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저 그런가 하는 방관자가 될 뿐입니다. 그들은 자기 왕국을 세울 뿐이며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 못마땅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확고한 기준을 두어야 합니다. 그것은 인간이 지닌 장점을 키우면서도 죄로 빠질 수 있는 단점을 인정하고 통찰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바로 성경에서 말씀하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그것입니다. 겸손과 비움, 자기 십자가와 사랑이 그것입니다. 비록 실천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 (루카 11,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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