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강론2] 유혹이 많은 곳에 더욱 큰 하느님의 은총이 l 이찬홍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7 조회수574 추천수8 반대(0) 신고
 

                     유혹이 많은 곳에 더욱 큰 하느님의 은총이



   오늘 복음 말씀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결과 부정한 것에 대한 말씀입니다.  우리는 좋은 음식, 안 좋은 음식, 깨끗한 음식, 더러운 음식을 구분하지만, 복음 말씀은 정작 배 안으로 들어가는 모든 음식은 다 깨끗하다는 것입니다.  부정한 음식으로 보이고 또 그렇게 여긴다 하더라도, 음식 그 자체는 정결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마음 안에서 나오는 그릇된 생각들... 음란, 탐욕, 악의, 방탕 등.. 이런 것들이 부정한 것이요, 사람의 마음뿐만 아니라, 생각과 몸까지도 더럽힌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도 더럽고 추한 것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적으로 드러나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사람을 추하게 하고 악하게 하는 것은 음식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생각에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여러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표선 마을과 여러분들을 비난하거나, 비하하는 의도는 전혀 없으니, 혹 그런 감정이 들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1월 초에 표선으로 발령이 났을 때,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거의 대부분의 신자 분들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표선이 적은 마을이 아니라, 큰 마을입니다. 토착 신앙, 미신이 워낙 강하다 보니, 전교가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노름과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다방과 술집이 그 어떤 지역보다 많습니다.’


   저 역시, 이 말씀을 듣기 전에 10여 년 전에 표선마을에 대한 뉴스를 보았던 터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술과 노름을 좋아하는 곳이 어디 표선뿐입니까? 모슬포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다방과 술집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심하며 잘 지내겠습니다.’ 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쉽게 죄를 지을 수 있고, 쉽게 간음과 불륜이 생길 수 있고,쉽게 시기와 다툼이 생길 수 있는 곳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해 주셨듯이, 하느님의 은총은 유혹이 많은 곳에, 죄악이 많은 곳에 더욱 더 풍성하고 충만하게 내렸습니다.  때문에, 표선은 쉽게 죄를 체험하게 되는 환경만이 아니라, 이와는 반대로 더 많은 하느님의 은총과 섭리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조금만 더 인내하고, 조금만 더 조심하고,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늘 나와 함께 살아가는 하느님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릇된 감정, 탐색, 욕정을 마음에 품고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의 지하고 매달리며 하나하나 정화해 나갈 수 있는 곳입니다.  곧, 우리 안에 있는 더러운 것들을 깨끗하고 정결한 것으로 바꾸며 살아갈 수 있는 곳입니다.


   완전한 죄인과 완전한 의인은 없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구원의지를…  그 크신 사랑을 스스로 거부하지 않은 한, 용서받지 못할 죄와 죄인은 없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에 의지하지 않은 한, 거룩한 마음도.. 의로움도 하루아침에 바람과 같이 사라져 버립니다.


   비록, 내 안에 악하고 부정한 것들이 있어 나와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이 우리를 쉽게 죄로 기울게 하고, 실제 죄를 체험하게 하여 큰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하더라도... 늘 하느님께 의지하며 우리 마음 안에 있는 그릇된 감정, 악한 생각들을 조금씩, 조금씩 정화해 나가며 살아가도록 합시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주님께 도와달라고..함께 해 달라고 청하도록 합시다.


   그러한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깨끗하게 해 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보금자리를 살기 좋고 인심 좋고, 아름다운 마을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우리 안에 그러한 힘과 능력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죄악이 많은 곳에… 유혹이 많은 곳에, 더욱 크고 풍성하게 내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혼자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능력과 은총의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