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외롭지 않겠다
레오나르도
오늘은 하얀 눈이 좋고
내일은 잿빛 세상이라도 좋겠지
모레는 기다림으로
오늘이 좋아서
난 꽃처럼 피다 지겠다
떠나려는 어제 기억이
내 안에서 바둥바둥 살다가 살다가
돌아볼 수 없는 뒷날
숯불처럼 이글 거리는 눈
난 누구의 먹이라도 좋겠다
노루가 되어 산 길 달려도 좋고
밤 고양이 처럼 그대 가슴을 엿보며
봄밤 마음 마음에서
먼 별이 되어 깜빡 거리다가
번한 동틀무렵 풀끝 이슬로
해를 기다리겠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지치지 않을 사철 님 오시는 나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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