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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8일 야곱의 우물- 마르 7, 24-30 묵상 / 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8 조회수553 추천수6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곳을 떠나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 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마르 7,24-­30)

◆강남종귤 강북위지(江南種橘 江北爲枳)는 강남에 심은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춘추전국시대 고사다. 사람한테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사람은 누구와 사느냐,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명운이 바뀔 수 있다.
탱자가 되어 끝날 수도 있었던 이교도,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은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귤이 된다. 예수님을 감동시킨 것은 그녀의 믿음이었다. 그녀의 믿음은 ‘기다림’에서 숙성된 것이었다. 마치 성전의 시메온과 한나의 그것과 같다(루카 2,25-­38).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의 이야기에서 기다림과 믿음의 관계를 발견한다. 인생의 대부분은 기다림이다. 좋은 때, 반가운 사람, 평화, 사랑, 해방 등 삶이 갈망하는 것들은 모두 기다림 끝에 오는 것이다. 믿음은 불행이나 고통이나 절망을 기다리지 않는다. 믿는 것이나 기다리는 것은 하나로 통한다. 물론 도둑은 밤을 기다리고 나막신 장수는 비를, 짚신 장수는 볕 나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그것은 때를 이용하는 것이지 기다림은 아니다.

 

기다림은 사람을 지혜롭고 겸손하게 만들어 삶이 익어가게 한다. 지혜와 겸손은 물과 불 같은 것이지만 둘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기다림이다. 예수님을 감동시킨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의 꾀 넘치는 말은 성전의 시메온과 한나처럼 오랜 세월 하느님을 기다림으로써 삶이 익은 이의 지혜와 겸손이 드러난 것이다.

윤인규 신부(대전교구 솔뫼 피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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