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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아빠, 아버지 l 송봉모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8 조회수1,072 추천수18 반대(0) 신고

                  

 

 

                        아빠, 아버지  


    미국에서 성서학 박사 학위를 준비하고 있을 때 나는 얼마나 자주 ’아빠 ,아버지’를 불렀는지 모른다.


   어떤 날은 하루에 수십 번도 더 ’아빠, 아버지’를  불렀을 것이다.


    나이 사십이 되어 미국에 가서 안 되는 영어 실력으로 박사 학위 논문을 쓰다 보니,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어도 단 한 줄도 쓰지 못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밀려오는 좌절감과 긴장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그때마다 방에서 나와 캠퍼스를 한 바퀴 돌면서 ’아빠, 아버지’를 수도 없이 불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정말 신기하게도 산책을 마치고 방에 돌아와 책상에 앉으면 막혔던 부분이 뚫리는 것이었다. 꼭 필요한 정보가 실려 있는 책이 생각나거나 해결책이 떠오르곤 했다.


   이러한 체험을 여러 번 했기 때문에 나는 고아원을 운영하는 어떤 성직자가 자기는 단 한 번도 쌀이 떨어질 것을 걱정해 보지 않았다고 한 말을 믿는다.


   그 성직자는 쌀독 바닥이 드러나면 제대 앞에 나아가 하느님께 기도 드렸고, 그러고 나면 신기하게도 누군가가 쌀 한 가마를 두고 가거나 돈 봉투를 두고 간다는 것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려운 순간에 ’아빠 아버지’ 이신 하느님께서 돌보아 주신다는 사실을 철저히 믿고, 온유한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한 나에게 하느님께서 응답해 주셨다는 것이다.


   우리가 삶에 지쳐 있을 때 하느님의 어떤 얼굴을 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길이 달라진다.’아빠 아버지’ 의 사랑을 굳게 믿으며 보살핌의 얼굴을 바라보아야 한다.

http://my.catholic.or.kr/vegabond

 


     ♠ 광야에 선 인간 中에서( 송봉모 토마스 S.J. 신부 /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 ♠

 

       

 

묵상곡/목마른 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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