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9 조회수684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7년 2월 9일 연중 제5주간 금요일

 

 

He ordered them not to tell anyone.
But the more he ordered them not to,
the more they proclaimed it.
(Mk.7.36)

 

제1독서 창세기 3,1-8

복음 마르코 7,31-37

 

여러분은 책을 읽을 때 큰 글씨가 편하세요? 아니면 작은 글씨가 편하세요? 노안이 오신 분은 큰 글씨가 편하실 테고, 그렇지 않으신 분은 작은 글씨도 괜찮다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기준이 뭐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너무 커도 또 너무 작아도 책 읽는 데는 불편한 것 같습니다.

깨알 같은 글씨로 책을 가득 채운다면 우리들은 눈의 피로를 금방 느끼게 될 것이고, 그래서 아무리 재미있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보기가 상당히 힘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큰 글씨는 편할까요?

만약 큰 글씨가 읽기 편하다고, 책의 한 면에 딱 한 글자씩만 인쇄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책을 도저히 읽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우선 책의 두께도 상당해질 것이고, 100장을 넘겨봐야 겨우 100글자만을 읽은 것이 되니 내용도 별로 없고 그래서 독서를 하는데 금방 질리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작은 글씨도, 또 큰 글씨도 책 읽는 데는 불편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지요. 그렇다면 어떤 책이 읽기에 편할까요? 아마 여러분들도 이런 책들을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작은 글자가 빽빽이 들어 차 있는 중에 가끔 큰 글자가 보여 지는 책. 비록 글씨가 대체적으로 작다하더라도 이런 책은 읽으면서 가끔 보여 지는 큰 글자를 통해서 쉼의 시간을 갖기 때문에 훨씬 읽는데 편합니다. 하긴 쉬는 주일이 좋다고는 하지만, 일주일 내내 주일이라면 어떠하실 것 같아요? 오히려 지겹지 않을까요?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들에게 가끔씩 다가오는 하나의 시련이나 고통도 우리들의 삶을 더욱 더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 측면에서 ‘고통이나 시련도 하나의 은총이다.’라는 말이 조금이나마 이해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러한 고통이나 시련을 받아들이기에는 우리들의 마음 상태가 문제입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마음 상태가 오늘 복음에 나오는 사람들의 마음과 똑같지 않을까 싶네요.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치유해주신 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더욱더 널리 알리지요. 사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기적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완고한 마음 때문이지요. 즉, 예수님의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무시하고 기적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함구령을 내리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기들에게 좋은 것만을 받아들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그들의 행동은 장차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큰 죄인으로 변화되게 합니다.

지금의 우리들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내게 좋고 놀라운 것만을 받아들이는 완고한 마음, 그래서 주님의 사랑은 2차적인 것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고통이나 시련은 절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옹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햇볕만 내리쬐면 사막이 되고 만다고 합니다. 혹시 내 마음을 사막으로 만드려고 주님께 좋은 햇볕만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요?



고통이나 시련에 대해서도 감사의 마음을 가져보세요.




세상을 보게 해주는 창문(박성철, ‘등불 2’ 중에서)


인생이라고 하는 것은
승차권 하나 손에 쥐고 떠나는
기차여행 같은 것 아닐까요?

출발하면서 우리는,
인생이라는 이 기차는 한 번 승차하면
절대 중도하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떠납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탄환과 같아서 앞으로만 갈 뿐
뒤로 되돌아오는법이 없듯
인생이라는 기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가다보면
강아지풀이 손 흔드는 들길도 있고
금빛 모래사장으로
눈부신 바다도 만나게 됩니다

그때 우리의 얼굴엔 기쁨에 겨운
아름다운 미소가 번지겠지요
하지만 이 기차는
그런 길 뿐아니라 어둠으로 가득찬
긴 터널을 지나갈 때도 있습니다

허나 고통과 막막함이 느껴지는 곳을
지난다고 해서 우리의 손에 쥐어진 승차권을
내팽개쳐 버리거나 찢어버리면 안됩니다

지금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목적지에도 채 도착하기 전에
승차권을 찢어 버리고 중도하차 하려는
인생만큼 어리석은 인생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긴긴 터널을 통과하고나면
보다 아름다운 햇살이 나의 머리맡에
따스하게 내려앉는다는 믿음을
늘 가슴에 심어 두고...
 
They were exceedingly astonished and they said,
“He has done all things well.
He makes the deaf hear and the mute speak.”
(Mk.7.37)
 


Enchanted Dream - Natalie 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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