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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10일 야곱의 우물- 마르 8, 1-10 묵상/ 끝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10 조회수506 추천수5 반대(0) 신고

그 무렵에 다시 많은 군중이 모여 있었는데 먹을 것이 없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말씀하셨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 더구나 저들 가운데에는 먼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 그러자 제자들이 “이 광야에서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해 저 사람들을 배불릴 수 있겠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일곱 개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땅에 앉으라고 분부하셨다. 그리고 빵 일곱 개를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나누어주라고 하시니, 그들이 군중에게 나누어주었다. 또 제자들이 작은 물고기 몇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것도 축복하신 다음에 나누어주라고 이르셨다.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다. 사람들은 사천 명가량이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돌려보내시고 나서 곧바로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올라 달마누타 지방으로 가셨다.
(마르 8,1-­10)

◆절 입구에서 스님의 유골을 안치한 부도(浮屠)를 볼 수 있다. 부도의 모양은 보통 원(圓)이다. 인생을 원으로 생각하기 때문일까? 길·성·계단·문 등과 같은 말은 하느님을 향해서 순례하는 영성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 부도의 ‘원’이나 영성생활의 ‘순례’ 개념은 끝을 원하지 않는 인간 본성과 맞닿아 있다. 실상 사람은 끝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극락이나 천당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빵의 기적(마르 8,1-­10)에 이어 또 다른 기적 요구(마르 8,11-­13)는 끝을 모르는 사람의 본성을 보여준다. 광야에서 예수께서 받으신 유혹은 그 단위를 높여가고 있다. 배고픔과 빵, 화려한 세상과 악마 경배, 성전과 자기 과시 등 세 번이나 예수님을 유혹하였지만 넘어가지 않자 악마는 다음 기회를 노리며 떠난다(루카 4,1-­13). 이렇게 사람의 내면 깊은 곳에는 하느님을 향하거나 악마를 향하거나 끝없는 순환(원)이며 여정(순례)이 있다. 마르코와 마태오복음은 빵을 먹으면 기적이 보고 싶고, 기적을 보면 배가 고파지는 사람의 순환 본성을 성찰하고 있다(마르 8,1-­21; 마태 15,32-­16,12).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 사이에 주님께서 끼어드시지 않았더라면 그들의 생은 엠마오에서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끝을 모르는 순환 본성을 사람이 지녔다고 하더라도 주님께서 개입하시지 않는 생은 죽음으로 끝을 맞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윤인규 신부(대전교구 솔뫼 피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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