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6주일] 참된 행복(이기양 신부님)
작성자전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10 조회수533 추천수2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가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할 수만 있다면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굶주리는 이들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배부른 사람이고 싶습니다. 우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웃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박해 받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지만 예수님 때문에 칭찬 받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 바라는 것은 이 세상에서도 행복하게 살고 싶고 죽어서는 더 큰 축복을 받고 싶은 것이 저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정반대의 욕심을 지닌 제가 오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면 제가 배부른 뒤에 불신자가 되어 ‘주님이 누구냐?’하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가난하게 되어 도둑질하고 저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잠언30,8-9) 는 말씀이 떠오릅니다.
   당시 예수님을 구원자로 받아들이고 따랐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가난한 사람들, 굶주리는 사람들, 우는 사람들, 미움 받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현재의 세상보다는 구원자가 만들어줄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고 그 기대로 예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가졌던 사람들입니다. 이에 반해 부유한 사람들, 배부른 사람들, 웃는 사람들, 사람들이 좋게 말하는 사람들은 현실에 만족하고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정의를 외치는 예수님을 백성들을 선동하여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사람들입니다.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처럼 세상에서 부유해진 사람은 자칫 이 세상의 형편에 만족하기 때문에 자기의 욕망을 채워주는 재물과, 지식과 권력에만 의지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런데 재물은 더 많은 재물로 유혹하고, 권력은 더 높은 권력을 탐하게 하여 하느님보다는 그것에 집착하게 만들고 거기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합니다.
   반대로 가진 것은 별로 없어도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하느님께 의지합니다. 이들은 세상적인 욕망에서도 멈출 줄 알고, 소유한 것이 많지 않아도 함께 나눌 줄 알며, 적은 것에 감사하고, 끝없는 소유의 욕망 앞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참된 행복은 만족할 줄 아는데서 비롯되는데 이것은 하느님을 알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주님께서는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 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 그러나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예레17,5-7)
   사람이나 재물에 의지하는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이나 하느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복을 받으리라는 말씀이시지요. 오늘 제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 역시 이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1코린15,19)
   지금의 우리나라는 역사 이래 가장 풍요로운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거에 비해 잘 살고 있습니다. 당장 어린 시절과 비교해보아도 편안한 집에서 살고, 잘 입고, 잘 먹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만족하기보다는 불평과 외로움이 넘치고 자살률은 매년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풍요가 부모 형제와 이웃 간의 사랑을 가져다주기보다는 더욱 틈새를 벌려 놓고 있습니다. 물신주의 사회가 만들어 놓은 비극입니다. 어떻게 이를 극복 할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 말씀을 살려고 노력한다면 이 세상에서뿐만 아니라 영원한 세상에서도 참된 행복 속에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성인 성녀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지상에서도 천상의 삶을 사셨듯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바로 그 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세상의 유혹을 물리쳐야 하는 힘든 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루카9,23)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세상은 십자가 없는 편리한 삶을 바라고 유혹하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예수님이 가신 길뿐입니다. 예수님의 길을 따를 때 가난한 이는 빈곤 속에서도 옹색해지지 않고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고 부유한 사람은 나눔을 통해 재산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체험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종말론적인 배경 아래 신자들이 살아야 할 길이 비신자들이 가는 길과는 다름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길을 걸음으로써 세상이 주는 것과는 또 다른 행복이 있음을, 이 세상이 다가 아니라 영원한 하느님 나라가 있음을 신자들은 몸소 보여 주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내 중심에 계실 때 세상 한복판에서도 흔들림 없이 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