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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홍수에 떠밀려온 신들의 이야기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13 조회수616 추천수6 반대(0) 신고

 

기원전 16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1645줄의 긴 詩로 이루어진 바빌론에서 발견된 수사본,

아트라- 하시스(Atra-hasis: 매우 총명한 자)의 내용이다.

 

세상을 만들기에 분주했던 신들.

노동으로 피곤에 지친 신들은 자신들의 일을 대신 시키기 위해

인간을 만들자고 결정을 한다.

 

그들은 반역의 신의 피를 섞어 반죽한 흙으로 인간을 만든다.

그러나 인간들의 숫자가 너무 불어나 여러 가지 잡음을 일으키고

그 소음 때문에 신들이 밤에 잠을 잘 수 없어 너무나 괴롭게 된다.

 

신들은 인간들에게 여러 가지 재앙을 내려 보내고

급기야는 홍수로 멸망시키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에아(Ea) 신은 충실한 한 인간에게 칠 층으로 된 배를 만들도록 한다.

그리고 가족과 모든 동물들이 쌍을 이루어 그 배에 오르도록 충고해 준다.

 

칠일 낮과 칠일 밤 동안 폭우가 쏟아진 뒤에 배는 니시르 산에 정착한다.

그들은 배에서 나와도 좋은지를 확인하기 위해 새들을 날려 보낸다.

그들이 배에서 나와 신들에게 희생 제물을 바치자 신들은 매우 흡족하게 여겼다.

 

............

기원전 2000년기 후반에 수메르에서 만들어진 길가메쉬(Gilgamesh) 서사시에도

아트라 하시스와 거의 유사한 홍수 이야기가 묘사되어 있다. 

 

길가메쉬 서사시에는 배 건조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과

배에 탄 사람 외에는 모든 인간이 멸망당했고,

홍수가 끝났는지를 알기 위해 까마귀와 비둘기를 날려 보냈다는 것.

 

홍수가 끝난 뒤에 높은 산 봉우리(니시르 산)에서

방주의 문을 열고 나왔으며 제사를 바쳤는데

그때 신들은 제물의 향내를 맡고 제단 주위에 몰려들어

홍수의 영웅은 마침내 신들의 반열에 끼어들었다는 내용이 첨가되어 있다.

 

...............

 

종합해보면,

고대 근동 문헌에 나타나는 홍수 설화와 창세기의 홍수 설화의

외형상의 유사성은 다음과 같다.

 

① 신(들)이 홍수를 일으킬 것을 결정한다.

② 한 사람(노아, 혹은 우트나피스팀)과 그의 가족만이 구원된다.

③ 특정인에게만 신적 계시를 통해 홍수에 대한 암시가 주어진다.

④ 신의 지시 내용에 따라 방주를 짓는다.

⑤ 신의 명령에 따라 동물들을 방주에 태운다.

⑥ 홍수가 끝났음을 새를 통해 알게 된다.

⑦ 방주가 산 위에 머무른다.

⑧ 감사 제사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

 

 

그렇다면 여타의 홍수 설화와는 다른

창세기 홍수설화의 독특한 점은 무엇일까?

 

우선 홍수의 동기가 다르다.

신들의 잠을 방해하는 인간 소음 때문이 아니라

선하게 창조된 이 세상을 무법천지를 만들어놓은

인간의 죄악과 폭력 때문에 신은 마음 아프게 홍수를 결정한다.

 

또한 마지막 결론이 다르다.

홍수 후에도 신이 먼저 가슴 아픈 후회를 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이상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신이 먼저 맹세를 한다.

그 보증의 표징으로 무지개까지 걸어놓고,

창조주 신이 조물주 인간에게 거듭 다짐을 한다.

 

............

 

인간의 잘못을 보고 가슴아파 하는 신,

인간의 죄악 때문에 생긴 일 임에도 먼저 자신을 질책하는 신.

인간의 폭력으로 빚어진 참혹한 결과임에도 한결같이 사랑을 베풀겠다고 

자신에게 다짐하고, 또 인간에게 맹세하는 신.

 

그 신이 바로 창세기 저자가 말하고 있는

우리 하느님이다.

 

온 세상에 널리 퍼져있는 홍수 이야기 속에서 유독 창세기 저자는

인간을 사랑하느라 여념이 없는 하느님의 이야기,

그 '사랑의 홍수' 설화를 전해주고자 한다.

 

 

그렇다.

이 세상을 휩쓸고 있는 폭력과 죄악의 홍수 속에서도

결코 좌초되지 않는 방주는 '하느님 사랑의 품'이며

 

당신의 거룩한 산에 이를 때까지

우리는 그 안전한 사랑의 품 속에서라야 

참 생명을 보존할 것임을 깨닫는다.

 

 

 

 

- 아라랏산 정상에 있는 방주 모습의 물체, 삼년전 딸이 찍어온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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