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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14일 야곱의 우물- 마르 8,22-26 묵상/ 내 두 눈에 손을 얹으시고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14 조회수584 추천수2 반대(0) 신고

내 두 눈에 손을 얹으시고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벳사이다로 갔다. 그런데 사람들이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는 그에게 손을 대어주십사고 청하였다. 그분께서는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는 앞을 쳐다보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분께서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니 그가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집으로 보내시면서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하고 말씀하셨다.
(마르 8,22-­26)

◆“나는 최근에 친구들이 식사하러 왔을 때 창피스러운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며칠 전에 내 동생이 왔을 때 먹고 남았던 고급 포도주 반 병을 그들에게 대접했습니다. 그들이 간 후에 나는 그들이 남긴 포도주를 맛보았습니다. 맙소사, 그 포도주는 이미 식초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스테픈 버니, 「놀라운 변화」 중에서)

 

주님께서 내 두 눈에 손을 대시고 멀었던 내 시야를 열어주셨던 은혜로운 기억이 떠오릅니다. 유년시절의 어둡고 가난한 기억을 부끄럽게 생각하던 내게 그 시절이 가난한 이웃들을 향한 성소로 나를 부르시고 준비시키시는 과정이었음을 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소중한 만남을 통하여 사람과 세상과 역사에 대하여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셨던 손길은 다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빈민사목에 투신하여 가난한 사람들이 처한 삶의 조건을 복음화하겠다고 시작했던 과정을 통하여 결국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것이 부족한 나 자신의 복음화였다는 사실도 볼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소중한 모든 기억도 지난 과거가 아니라 지금 여기 살아 있는 내게는 냉장고에 보관된 먹다 남은 포도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분께서 다시 내 두 눈에 손을 얹어주시지 않으면 나는 새로운 걸음을 뗄 수가 없습니다. 그분께서 나에게 다시 손을 얹어주시지 않으면 나는 지금 여기서 똑똑히 볼 수 없습니다. 마음 깊이에 ‘다시 내 두 눈에 손을 얹어주십시오’라는 기도가 메아리처럼 울립니다. “어둠도 당신께는 어둡지 않고 밤도 낮처럼 빛납니다”(시편 139,12).

김홍일 신부(성공회 · 나눔의 집 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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