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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 마을로는 들어가지 말아라!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14 조회수550 추천수7 반대(0) 신고
 




복음: 마르 8,22-26

 

오늘 복음은 벳사이다에서 일어난 일이다.

예수께서는 이 마을에 사는 어떤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려 내오신 후, 눈을 뜨게 해주셨다.

그의 눈이 보이자,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하신다.


예수께서 다시 들어가지 말라는 벳사이다는 어떤 곳인가?

 

요르단 강이 갈릴래아 호수와 만나는 동쪽 포구.
베드로와 안드레아와 필립보의 고향이기도 하다(요한 1,44).

예수께서는 이곳에서 수많은 기적을 행하셨지만
도무지 회개하지 않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코라진, 가파르나움과 함께 불행을 선언받게 된 곳이다(마태 11,20-24).

이제 예수께서 왜 그를 마을에서 따로 떼어 데려다가
마을 밖에서 치유를 했는지 알 것 같다.

 

우리도 뭇사람들에게서, 익숙한 고장에서, 과거의 잘못된 시간에서 

따로 떼어내어(聖別하여) 치유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의 눈은 아직 완전하게 밝아진 것이 아니다.
완전하게 눈이 떠져서 사리분별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일평생이 걸치는 단계적 과정을 밟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 치유의 과정이 순탄하게 되기 위해서
우리에게도 돌아가지 말아야 할 마을이 있다.
나를 소경처럼 살게하던 그 생활 터전은 어디인가?

 

 

 

소경의 신세를 벗어나게 해달라고 그처럼 원하고 있으면서도.
이런 저런 핑계와 이유를 대며 버리지 않고 있는 과거의 악습들.

새로운 나의 모습을 고대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쇄신시키기에는 너무나 귀찮고 두려워
익숙한 어두움에 안주하고 마는 비겁함과 어리석음.

다시 돌아가지 말라고 하는 그 마을에는
오랫동안 나의 변명을 들어주고, 위로를 주고, 아픔을 나누었던
똑같은 소경 친구들이 살고 있다.

손만 뻗치면 닿을 수 있는 도피처, 벳사이다!
그곳을 잊고 벗어나기에 좀체로 용기가 나지 않는다.

 


안개 자욱히 깔린  그 불확실하고 낯선 길로

주저말고 가라 하시는 예수.

그분이 정말로 새로운 길을 보여줄 분이라는 것을
어슴푸레 알고나서도....

견고한 피난처였던 그 마을이 실은 눈을 가리우는 성읍이었음을
어슴푸레 알고 나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

언제까지인가?

 

 

이젠 벳사이다, 그 허망한 도피처를 빠져나오자.

안개 짙은 길, 앞을 알 수 없는 길이라해도.

앞으로 앞으로 걸어나가자.

 

어느 날, 안개 활짝 걷히는 날,

비로소 눈이 환하게 뜨여지는 날,

주님의 모습 확연히 바라보게 되는 날,

 

그 날을 향해서.....

 

 


Beetoven Moonlight sonata o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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