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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터치 -- 2007.2.14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타디오 주교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14 조회수442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2.14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타디오 주교 기념일


창세8,6-13.20-22 마르8,22-26

 

 

 

 

 

 

 

"사랑의 터치"

 

 

 

따뜻한 햇볕,

촉촉이 내리는 봄비,

신비로운 물안개,

상쾌한 미풍 등 하늘 님의 터치로 살아나는 자연 만물입니다.

 

마찬가지 알든 모르든 자연을 통해, 사람들을 통해

살아계신 하느님의 터치에 의해 치유되어 살아나는 우리들입니다.


좌우 산들을 보며

무공해의 시골길을 걷는 마음 참 편안하고 넉넉합니다.

 

그러나 올망졸망 사이좋게 붙어있는 집들 중

몇 채의 폐가를 바라볼 때는 아픔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함께 터치하면서 살다가 떠나버렸을 때

남은 집이나 이웃들은 얼마나 허전하고 쓸쓸했을까요?

 


폐가와 즉시 연상되는 폐인이란 말마디였습니다.

살아 숨 쉬는 듯,

윤기 흐르던 집도

사람들이 빠져나가면 서서히 사그라져 폐가가 되듯이,

사랑하는 피붙이들 다 떠나가고 홀로 남은 독거노인들 역시,

더 이상 살아있는 피붙이들과의 터치부재로

서서히 사그라져 폐인이 됩니다.


하여 도시의 ‘어린이 방’과 똑같은 양상의

‘노인 방’이 복지 대책의 일환으로 점차 파급되고 있는

농촌의 현실입니다.

 

토요일과 일요일만 제외하고

노인방의 책임자는 조그만 미니버스 같은 차로 집집마다 방문하여

홀로 사는 독거노인들을 노인 방에 모셔와

프로그램에 따라 함께 하루를 즐겁게 지내게 하신 후

오후 저녁 5시쯤 집에 모셔다 드리는 운영 실태입니다.


새삼 서로 간의 살아있는 사랑의 터치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사람인 이상,

아니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있는 사랑의 터치를 갈망합니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자연 사물을 통해

사랑의 하느님을 터치해야 치유되고 구원 받아 살아나는 사람들입니다.

 

말이나 생각이 아닌 육체의 오관을 살아있는 터치입니다.


창세기의 노아는 주님을 위하여 제단을 쌓고

모든 정결한 짐승과 새들 가운데서 번제물을 골라 제단위에 바침으로

행동을 통해 하느님을 터치합니다.

 

마침내 주님께서는

그 향내를 통해

노아의 정성스런 마음을 터치하므로 다음의 결심을 굳힙니다.


“사람의 마음은 어려서부터 악한 뜻을 품기 마련,

  내가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이번에 한 것처럼 다시는 어떤 생물도 파멸시키지 않으리라.”


노아의 정성스런 마음을 터치함으로

감동하신 하느님의 확고한 다짐입니다.

 

아마 노아를 통해

인간에 대한 한 가닥 희망의 빛을 터치하신 하느님 같습니다.


오늘 복음의 기적도 순전히 주님의 사랑의 터치에 의한 것입니다.


사랑은 생각이나 이론, 말이 아닌 오관을 통한 살아있는 터치입니다.

우리의 사랑이 가득 담긴 따뜻한 눈빛,

음성, 몸의 행동을 통해 실제 터치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분께서는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박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그분께서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니,

  그가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된 것이다.”


비단 영적 시력만이,

진정 사랑의 터치로 주님께 닿음으로 영육의 치유요 구원입니다.

 

사랑의 터치 부재로 외로움과 쓸쓸함으로

서서히 망가져가는 정신질환자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땅이 있는 한, 씨뿌리기와 거두기,

  추위와 더위, 여름과 겨울, 낮과 밤이 그치지 않으리라.”


반복 순환의 역사를 벗어날 수 없는 인간입니다.

 

노아에 주신 하느님의 약속 말씀 따라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의 리듬입니다.

 

단조롭게 반복되는 삶의 권태에 빠지지 않고

늘 새롭고 힘차게 살 수 있는 길,

늘 살아있는 사람들과 자연 사물들을 통해

사랑의 하느님을 터치하는 길 뿐입니다.

 

이 복된 미사시간,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통해 하느님을 터치하므로

우리의 전존재가 치유되고 구원 받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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