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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톱니 바퀴'에 대한 묵상
작성자이복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14 조회수594 추천수6 반대(0) 신고
 

 

 

 

‘톱니바퀴’에 대한 묵상



나의 기억 속에는 행복하고 감사한 일들도 많지만, 직시하면 고통스러워서 망각의 세월 속에 던져버리고 싶은 일들도 더러 있다.

생명이 있는 존재는 생존의 방식을 터득하게 마련인가.

남 앞에 드러내기 싫은 괴로운 부분들은, 갈라진 크레바스위에 살짝 덮인 눈처럼 아무일도 없는 듯, 더 활발하게 살아 왔더랬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도저히 기억조차 하기 싫은 나의 어두운 부분을 밖으로 꺼내어도 아프지 않기 시작했다.

내 불완전함이 완전함을 얼마나 갈망하여 왔던가싶어 새삼 나의 부족함이 다행스럽기까지 하다.  

(얼마 전에 이곳 굿뉴스에다가 내가 태어날 때의 일을  ‘내 삶안에 오신 성모님’이라는 주제로 내 아픔의 일부분을 세상밖으로 꺼낸 보인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그 묵상 이후에 받은 은총이 아닌가 한다.)

 

이 세상이라는 현실이 끝나면 영원의 세계가 오는 것이 아니라, 영원안에 이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 {a ∈ A}

묘기를 부리는 서커스단원의 밑으로 안전망이 쳐져 있으면 서로 싸인이 안맞아 손을 놓쳐 떨어 진다해도 그 밑에서 받아줄 수 있는 것처럼,

현실에서 거부당한 사람에게는 영원으로부터의 보살핌이 있다는 깨달음이 지금 내 마음속 감사의 원천이다.

 -어미는 혹시 잊을지 몰라도 나는 결코 너를 잊지 아니하리라.(이사 49, 15)-


 

봄 미풍에 얼음장밑으로 두런거리는 시냇물마냥

살아오면서 겪었던 아픔의 흔적들이 이해되기 시작하는 이러한 움직임들이야말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가면서 통합해 가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자기통합에 대하여 생각하는 중에 맴도는 생각하나..'톱니바퀴'를 주제로 묵상해 보았다. 

 

 

 

 

 

 

 

1개의 톱니바퀴

 

하느님을 알지 못했을 때 우리 모두는 외톨이였다.

이 세상에 홀로 왔다가 홀로 간다는 점도 그렇거니와, 이웃과 함께 있다하여도 본질적 고독은 마음저변에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허(空虛).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낄 때 고독은 극대화 된다.

마치 기계에서 떨어져 나온 하나의 톱니바퀴가 무의미한 것처럼...


그랬다.

톱니바퀴 하나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녹이 슬어가고 있었다.

‘나’라는 톱니는 ‘하느님’이라는 톱니에 맞춰야만 비로소 온전하게 돌아가는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톱니바퀴 하나가 빠진 기계 또한 온전할 수 있으랴?


그리하여... 

‘하느님’이라는 톱니는 ‘나’를 찾아 온구석을 헤매시며 예까지 오셨던 것이다.

 

 

 

 

 

 

♠♠  2개의 톱니바퀴 ♠♠

 

사람은 누구나 외톨이 아닌 외톨이로 시작한다.

내 안의 나를 몰랐듯이 내 안에 또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서...

 

나 혼자가 아니었다는 깨달음이 마음속에 찾아왔을 때, 또 다른 '톱니바퀴'를 생각해 본다.

 


지금, 내 안에는 두 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한 축은, '사랑의 하느님'을 알아가고  믿어가며  사랑하는 과정의 톱니바퀴가 돌아가고,

또 한축은, ‘겉 나’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며 살아가는 과정의 톱니바퀴가 돌아가는데,

그 두 축의 톱니바퀴는 부등켜 안기도하고 떨어지기도 하면서  끝없이 돌아간다.

영원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내가,

이승살이 동안 '하느님과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살아가는 거라 믿는다면,

나는 감히 '신앙'과 '인생'은 동의어라고 말하련다.

 

 

 

 

 

 

 

 

♠♠♠ 3개의 톱니바퀴 ♠♠♠ 

 

아직은 미흡한 마음의 ‘나’라는 톱니는 어느날, 또 다른 '톱니바퀴' 묵상에 젖어든다.

 


나와 맞물려 돌아가는 하느님은, 당신과 내가 합쳐 진정한 ‘우리’가 되길 원하신다고.

지난날, 나의 톱니가 홀로 녹슬어 가는 부속품이기를 원치 않으셨듯이

제발, 허공에서 무의미하게 돌아가는 기계덩어리가 되지 않기를 원하신다고.

'우리'가 되어 움직이는 '혼이 담긴 동력’으로 살기를 원하신다고...

 



맞아요. 


당신은,

당신을 알지 못했던 나에게 당신에 대해 알려 주셨지요.

당신을 못 믿었던 나의 마음안에 당신에 대한 믿음을 심어 주셨구요.

이제는,

홀로 녹슬던 나의 팔다리에 당신의 힘을 실어 움직이길 원하시나 봐요.

‘또 다른 나’와 맞물린 여정을 살라 하시나 봐요.

 

 

 

*이 아녜스*

 

 
이루마 / "Lord... hold my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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