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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자리의 중심"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15 조회수621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2.15 연중 제6주간 목요일                     

창세9,1-13 마르8,27-33

 

 

 

 

 

 

"제자리의 중심"

 

 

오늘 독서와 복음을 연결시켜 묵상하다가

떠오른 두 예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언젠가 밤길을 친구와 함께 걷다 목적지를 잃어버렸습니다.

당황하는 저에게 친구의

“길을 잃어 버렸을 때는

  처음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라는 충고에 따라

처음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여 목적지에 무사히 갈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전투 중 대오에서 이탈한 어느 병사는

북극성을 찾아 내 방향을 잘 가늠하여

부대에 무사히 복귀했다는 일화입니다.


처음의 제자리를,

북극성과도 같은 삶의 중심을 잃었을 때 방황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제자리를, 중심의 정체성을 잃고 내면의 혼란의 어둠 속에서 헤매는지요?


창세기의 하느님 역시 계약의 표징인 무지개를 통해

자기의 중심을 확고히 하지 않습니까?


“내가 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둘 것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이 될 것이다.”


계약의 표징인 무지개를 보고 중심의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다시는 땅을 파멸시키는 홍수가 일어나지 않게 하시겠다는

하느님의 확고한 다짐입니다.

 

하느님의 무한한 인내와 자비의 표징과도 같은 하늘의 무지개입니다.

복음의 예수님, 십자가 길의 고난의 여정 중에

잠시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셨던 가 봅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제자들이 들려주는 이런 저런 답변에 만족하지 못한 주님은 재차 묻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주님의 물음에 즉각적인 베드로의 정답입니다.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베드로의 대답을 통해 고난을 격고 배척 받아 죽임을 당하신 후

사흘 만에 부활하실

그리스도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인하는 주님이십니다.

 

예수님을 꼭 붙들고 극구 만류하는 베드로에게

추상같은 주님의 질책입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느님의 뜻 편에서 볼 때 명료해지는 내 삶의 자리요 정체성입니다.


매일 “수도자가 무엇인가? 나는 왜 수도원에 왔는가?”

묻는 자가 수도자라 합니다.

 

날마다 수도자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게 절대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느님께로부터 불림 받은 이 자리,

여기 내 삶의 자리가 내 정체성의 근거입니다.

 

하느님의 사람, 기도의 사람으로 불림 받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에게

제자리의 중심을, 나의 정체성을 새롭게 확인시켜 주십니다.

“주님,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니,

 주님 면전에서 넘치는 기쁨을 누리리이다.”(시편16,11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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