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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23) 어머니, 저 왔습니다 / 이현철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16 조회수893 추천수10 반대(0) 신고

 

 

 

출처 : 따뜻한 이야기

게시번호 : 11538

게시일자 : 2004년 9월 28일

 

 

                                                                 글쓴이 : 이현철 신부님

 

어머니, 저 왔습니다!

 

 

  십자가를 안테나로!

  20여년 만에 추석명절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게 되었습니다. 고속도로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귀성행렬을 바라보면서 저많은 차들이 모두들 그리운 고향을 향하면서 전화로, "어머니, 저 갑니다!"라고 미리 인사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몇 년전에 고속도로에서 펑크가 나 죽을 뻔 했던 일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수 년전 지방에서 저녁에 신학생들과 수녀님을 모시고 봉고차를 운전해서 올라오는데 갑자기 핸들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깜깜한 밤이라 저는 고속도로의 노면상태가 나쁜 줄로만 알고 핸들을 꼭 잡았습니다. 그런데 수녀님들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신부님, 펑크가 났어요!" "큰일 났어요!" 하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열심히 묵주 기도를 하던 한 신학생은 큰 소리로 "어머니, 저 갑니다!"라고 하여, 저는 그 소리를 듣고 비로소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하고 조심스럽게 비상등을 키고 1차선을 달리던 차를 갓길에 세웠습니다. 예상대로 펑크였고 스페어 타이어마저 펑크라, 할수 없이 견인차를 불렀습니다. 그날 고속도로에서 신부, 수녀들이 잔뜩 탄 봉고차가 견인되어 가는 모습을  우리 신자들이 보았다면 얼마나 안타까웠을까요? 그런데 견인차 운전사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신부, 수녀님들이 기도를 하며 타고 가셨기에 망정이지 이정도이면 전복사고가 나서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쯧쯧..." 그 이야기를 듣자, 저는 "어머니, 저  갑니다!"라고 외친 신학생이 생각이 나,  그 학생을 쳐다보니 그는 아직도 두손에는 묵주를 들고 놀란 가슴을 기도로 달래고 있었습니다.

 

  추석 전날, 전에 제가 성가대 총무를 할 때 성가대 단장을 하셨던 최데레사님이 저와 저의 모친을 당신 집에 초대를 하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날은 그집에서 다락방 모임이 있는 날이었고 그분은 저를 그 모임에 초대하면서 이달 29일로 사제 10주년을 맞는 저를 축하해 주셨습니다. 그동안 언제 서품을 받았는지도 잊고 있을 정도로 바쁘게 산 저는 새삼 세월의 빠름을 느꼈고  또 저의 영적 타이어는 그동안 펑크가 나지 않았나를 이번 다락방 모임을 통해 무상점검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달에 강화도에서 사제다락방이 있었지만  너무 멀어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추석명절을 쇠러 대구에 내려와 성모당이 있는 남산동에서 다락방모임에 견인(?)되어 성령의 바람을 가득히 넣게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 은혜로운 다락방에서 묵주기도를 하면서 성모님께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 저 왔습니다."하고 감사를 드렸고 또 그동안 10년이나 달려 무사고(?)지만 펑크나고 중고차가 된 저를 새 차와 새 타이어로 정비해주신 모든 분들의 지속적인 기도와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브리엘통신

 

 

                              

 

 

**** 구정 설날이 이틀 남았네요.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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